AR과 VR 의 어제와 오늘
VR의 탄생과 유래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이하 VR)이라는 개념은 1938년 프랑스의 극작가인 앙토냉 아르토가 수필에 썼던 표현(Réalité virtuelle) 에서 비롯되었는데요. 당시 앙토냉 아르토는 영화 속 스크린에 비쳐지는 배우들이 실제 배우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지만 관객이 마주하게 되는 것은 영사기로 구현된 빛과 이미지라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앙토냉은 현실 공간에 물리적인 형태로 존재하지 않으면서도 대상자가 실제하는 현실로 받아들이는 현상을 깊게 고찰한 끝에 ‘가상으로 이뤄진 현실’ 이라는 개념을 구체화해낸 것이죠. 그 이후 여러 연구가 시대를 거치며 이뤄진 끝에 1987년 옥스포드 사전에도 비슷한 뜻으로 ‘버추얼 리얼리티’라는 단어 표현이 등재되기도 했습니다.
과학자였던 모튼 헬리그는 1955년 그의 다중감각을 구현하는 기술에 대한 논문에서 미래의 극장이라는 부제로 1990년대의 인류가 접하게 될 영화문화를 예견하였고, 1962년 센서라마라는 이름의 기계를 직접 개발하고 그 기계에서 감상이 가능한 단편영화까지 5개를 만들었습니다.
그 영화들은 스테레오 사운드와 시청자의 시각을 광활하게 둘러쌀 수 있는 이미지로 구성되었고 급기야 3D입체감을 느낄 수 있도록 화면까지 적절하게 분할되어 있었죠. 심지어 접촉과 냄새까지 염두에 두고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오늘날 모튼 헬리그가 VR 의 아버지로 불리는게 당연할 정도로 센서라마는 VR 기술을 제대로 구체화시킨 최초의 기계였죠.
1950년대에서 1960년대를 거치면서 컴퓨터의 존재 덕에 ‘VR’은 의미가 좁혀졌지만 구체적인 컴퓨터 과학 분야로 들어섰습니다. 오감을 재현하는 기술에 있어서 컴퓨터가 빠질 수 없게 되기도 했지만 1980년대에는 네트워크라는 요소가 접합되면서 더욱 VR은 컴퓨터로 재현된 환경과 애플리케이션의 분야가 되었습니다.
VR의 진화로부터 비롯된 개념, AR
1963년 이미 컴퓨터 인터페이스 분야에서 ‘스케치 패드’ 를 선보여 이후 컴퓨터 과학자들이 마우스와 GUI 를 선보이는데 큰 역할을 했던 이반 서덜랜드는 1966년 VR에 대한 인터페이스를 연구하던 중 사람이 머리에 직접 착용하는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를 고안해냅니다.
당시의 HMD는 너무 무거워 천장에 연결해야 했고 HMD를 통해 시야에 들어오는 환경도 단순한 선으로 이뤄진 공간의 개념이었지만 사람이 눈으로 직접 관찰하는 방향에 반응해서 조성되는 환경이라는 개념은 이후 더욱 정교한 기계들을 만들어내는데 일조합니다.
1990년 보잉 항공사의 연구자였던 토마스 카우델은 그런 개념들을 증강현실(AR: Augmented Reailty, 이하 AR)이라고 부릅니다. VR이 가상의 현실을 구현하는 것이라면 AR은 현실 위에 가상의 부분을 덧칠해, 현실을 확장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늘어나고 확장된다는 뜻의 Augmented 를 붙인 AR은 일본에서 이를 ‘증강’ 이라는 표현으로 번역함에 따라 한국에서도 그대로 ‘증강현실’ 이라고 부르게 되었죠.
AR은 2000년대 들어 대중화된 스마트폰과 스마트기기 문화로 인해 더욱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게 됩니다. 다양한 센서들이 현실에서 다루기 쉬운 작은 기계에 결합되어 있으니 사진촬영 분야는 물론 게임과 소셜미디어에서도 이제 AR이 계속 끊임없는 진화를 보여주고 있는 현실이죠.
그러나 AR과 VR이 더욱 현실처럼 느껴지기 위해 진화한 과정들은 그야말로 ‘현실의 벽’과 부딪히는 시행착오의 역사이기도 했습니다.
가상현실, 증강현실. 쉽게 다가오지 못했던 미래의 기술들
AR과 VR은 너무나 앞선 개념이었던 까닭에 컴퓨터가 등장하기 이전에도 엉뚱한 발명품의 주 소재가 되기 일쑤였고, 컴퓨터가 등장하자 더욱 다양한 시행착오 산업이 되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엔터테인먼트 측면에서 주로 호기심을 자극한 분야였던 AR-VR은 게임기 분야에서 특히 그 실험정신을 드러내곤 했는데요. 1989년 휴대용 비디오게임기 ‘게임보이’와 1990년 16비트 비디오 게임기 ‘슈퍼 패미콤’을 연달아 내놓으며 전세계 게임시장을 키우며 큰 흥행을 기록했던 닌텐도는 1995년 첫 32비트 게임기를 내놓았습니다.
그것도 HMD와 게임기의 구조를 결합시킨 희대의 휴대용 결합기였는데요. ‘버추얼 보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게임기는 말 그대로 버추얼 리얼리티 분야에서 획기적으로 등장한 고성능 게임기이며 동시에 엄청난 실패작이 되었습니다.
휴대성을 강조했지만 2.2킬로그램의 무게는 무지막지하게 느껴졌고, 모튼 헬리그가 선보였던 과거의 개념 그대로 안구에 밀착한 스테레오스코피 스크린을 통해 구현된 3D 입체화면이 많은 이용자에게 심한 멀미를 일으켰습니다.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 아이폰을 선두로 한 스마트기기가 휴대성과 더불어 정교한 센서들을 통제하는 뛰어난 운영체제로 한결 더 쉽고 구체적으로 AR의 가능성을 제시하게 되었지만, 업계는 그 사업성이나 흥행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결과물을 보여주는데 힘겨워 보이기도 했습니다.
‘포켓몬 고’가 보여준 AR의 가능성과 어도비 마케팅 클라우드 솔루션의 확장
모션센서 기술들을 기반으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4와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ONE이 한층 더 독창적이면서도 재미있는 VR 기술들을 선보이는 가운데, 경쟁사들에 비해 뒤처지는 느낌이 들었던 닌텐도는 2016년 갑작스럽게 AR 분야에서 화제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닌텐도가 2016년 7월에 공개한 ‘포켓몬 고’ 게임이 전 세계를 흥분시킨 것입니다. ‘포켓몬 고’는 이제 보편화된 스마트폰의 GPS 와 지자기 센서를 이용해서 현실의 지도세계에 포켓몬이라는 가상의 캐릭터이자 닌텐도가 보유한 인기 캐릭터 콘텐츠를 구현했습니다.
게임의 실제 개발사인 나이언틱은 이미 여러 해 전 스마트폰을 통해서 현실 지형에 가상의 지도와 영역 개념을 게임으로 구현한 ‘인그레스’로 큰 주목을 받았는데요. ‘인그레스’는 그 쉬운 조작성과 이해하고 접근하기 쉬운 솔루션으로서, AR 분야의 한 지평을 연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닌텐도는 그런 나이언틱의 기술에 자사가 보유하고 있던 콘텐츠를 결합시켜 매우 재미있는 이야깃거리와 오락성을 부각시켰죠. 왕년 버추얼 보이로 큰 낭패를 경험했던 회사가 같은 분야에서 오히려 AR의 큰 성공사례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현재 AR은 게임기 분야 뿐 아니라 스마트워치같은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물론 다양한 영상 중계 플랫폼에서도 조금씩 그 강점들이 구현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앞으로는 수많은 VR과 AR 관련 콘텐츠가 만들어 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사람들의 관심에 발맞춰 마케터들은 결국 VR/AR 콘텐츠를 제작하고 배포할 것이며, 이를 관리하고 분석할 솔루션이 필요해 질 것입니다.
어도비 마케팅 클라우드는 올 초 VR 및 AR 지원 기능에 대한 지원을 발표한 바 있는데요.
현재 어도비의 멀티디바이스 동영상 전송 플랫폼인 ‘어도비 프라임 타임’ 에서는 기존 기업들의 스마트 디바이스가 선보인 AR 요소는 물론 향후 선보일 디바이스로도 그 지원 범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 다양한 VR/AR 콘텐츠가 소비자들을 만날테고, 이에 맞춰 마케터들은 트렌드를 먼저 앞서 준비하고, 이러한 콘텐츠를 잘 관리하고 분석할 솔루션에 대해서도 알아둘 필요가 있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