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태에서 기능으로, 디자인 사고의 변화
디자인은 사용자를 매료시키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유저 인터페이스 디자인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살펴보면, 사용자의 기대가 어떻게 변했으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변할 것인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좀 더 깊이 있게 다가가기 전에, 먼저 _‘디자인이란 무엇인가’_라는 중요한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해야 합니다.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일부 디자이너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사람은 디자인이 제품을 완성한 다음 추가하는 시각 요소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제품 개발의 마지막 단계에 있는 프로세스로 생각하거나, 엔지니어의 실질적인 결과물 위에 디자이너가 덧붙이는 장식적 요소로만 생각하기도 합니다. 디자인은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요소이기도 하지만,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생전에 “디자인은 보이는 것과 느껴지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_디자인은 그 자체로 기능”_이라고 했습니다. 이처럼 디자인은 제품의 룩과 기능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입니다.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 디자인의 진화
컴퓨터와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는 다릅니다. 디자이너는 실현 가능한 상호 작용을 만드는 데 _그래픽 _유저 인터페이스를 사용합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발전한 GUI를 보면 _디자인 트렌드가 사용자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다_는 점이 명확해집니다. 이러한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지난 10년 동안 GUI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복잡성에서 단순성을 추구하는 디자인으로
2000년대 말 GUI 디자인은 모바일 디바이스의 인기에 힘입어 급속도로 변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디바이스 선호도에서의 거대한 변화는 디자이너가 인터페이스의 개념을 재정립하는 계기를 제공했고 그 결과 전 세계의 GUI 디자인이 변화를 맞게 되었습니다.
웹의 역사를 살펴보면, 십여 년 전 웹 사이트의 디자인이 가장 기초적인 수준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디자인 접근 방식의 문제가 오직 시각적 요소에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웹 사이트는 _가능한 수많은 옵션을 _제공하려고 했습니다. 사이트에 포함된 모든 정보가 표시되었고 사이트에 포함된 모든 요소가 똑같이 중요했습니다. 디자이너들은 이러한 웹 사이트가 사용자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인터페이스가 산만해졌습니다. 아래 예를 통해 산만한 인터페이스가 사용성의 관점에서 얼마나 집중을 방해하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라이언에어(Ryanair)의 이전 웹 사이트 디자인에는 프로모션 정보와 불필요한 링크가 지나치게 많이 포함되었습니다.
모바일 디바이스의 등장으로 디자이너는 사용자가 리소스에 보다 많은 관심이 있으며 이에 따라 디자인해야 함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_집약적이고 우선순위에 따라 정렬된 인터페이스_가 탄생했습니다. 이러한 인터페이스는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적절한 양의 정보를 적시에 제공합니다.
현재 라이언에어 웹 사이트. 사이트는 경로의 흐름에 따라 사용자를 안내하고 사용자가 각 단계를 명확하게 이해하도록 만듭니다.
스큐어모피즘에서 플랫 디자인으로
모든 터치 스크린 앱이 매우 사실적으로 보였던 때를 기억하십니까? 어느 시점부터 거의 모든 앱이 현실에서 차용한 심볼을 기반으로 한 스큐어모피즘 디자인을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책장으로 묘사된 앱의 은유적 표현 방식은 사용자가 책장(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책과 잡지를 보관하고 정렬하는 장소)에 대한 사용자의 지식을 활용하여 디지털 환경에 적용하도록 도움을 주려는 의도였습니다. 목재 소재의 책장은 앱의 기능과는 관련이 없지만 은유적 표현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사용된 것입니다.
스큐어모피즘은 단순히 순수한 디자인 트렌드만이 아니라 실제 사용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수많은 사용자가 터치 스크린 디바이스를 생소하게 생각할 때, 디자이너는 사용자가 앱의 기능을 이해하도록 만들어야 했습니다. 스큐어모피즘 디자인은 친숙한 디자인을 만들어 사용자가 새 인터페이스의 기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같은 이유에서 위 예시의 iOS 뉴스 가판대 앱이 실제 책장처럼 보이게 만들어진 것입니다. 점차 사용자가 터치 스크린에 익숙해짐에 따라 더 이상 이러한 은유적 디자인 방식은 필요가 없어졌고 이러한 스타일은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애플(Apple)이 iOS 7을 선보였을 때 사용자는 이미 터치 방식에 익숙해진 상태로, 물리적인 버튼을 원하지 않았으며 터치가 주는 편리함을 간파했습니다.
신기술을 발 빠르게 채택하면서, 플랫 디자인이라는 순수한 디지털 룩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났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디자인 스타일은 디지털 캔버스에 내용을 배치하는 데에 플랫한 텍스처와 아이콘, 타이포그래피, 여백 및 색상을 주요 수단으로 사용합니다.
단일 채널 경험에서 모든 채널 간 매끄러운 경험으로
10년 전만 해도 디자인의 주된 과제는 모든 브라우저에서 디자인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주요 디자인 과제가 _사용자의 디바이스에서 디자인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_으로 변모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모바일 사용자와 데스크탑 사용자로 구분되는 상황이란 없습니다. 디바이스의 유형과 상관없이 동일한 방식으로 제품을 사용하려는 사용자가 존재할 뿐입니다. _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연속성을 유지하고 _모바일, 데스크탑, 태블릿 및 웨어러블에서 매끄러운 경험을 창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멀티채널 디자인의 중심에 사용자를 염두에 두고 사용자가 디바이스의 유형과 상관없이 제품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옴니채널 접근 방식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가 되었습니다.
사용자는 개인적인 습관 및 동기를 바탕으로 제품을 접하는 시간, 장소 및 방식을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이유로 단일 상호 작용이 아닌 여정 전체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픽셀에서 사람으로
최신 앱과 사이트는 단순히 솔루션을 그래픽으로 나타낸 것 이상의 의미가 있으며, 사용자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 있는 결과를 창출하기 위한 복합적인 시스템입니다. 모든 이점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시스템에는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라는 간과할 수 없는 태생적인 장벽이 존재합니다. GUI가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사용 방법을 익히기 위해 배워야 합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의 UX는 화면상의 디자인을 초월하여 UI가 없는 상호 작용의 세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시간을 절약해주는 디자인
오늘날 사용자는 기술과의 상호 작용에서 사용자를 더욱 배려한 매끄러운 경험을 기대합니다. 사용자는 시간을 절약해주는 제품을 사용하고 싶어 합니다. 시간 절약을 제공하는 디자인은 사용자의 시간을 무엇보다 존중하기 때문에 그 인기가 확연한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최근 앱은 다음 방식을 통해 트렌드를 따르고 있습니다.
- 사용자의 요구 예측. 다크 스카이(Dark Sky) 날씨 앱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사용자 중 일부는 날씨 앱을 열어 일기 예보를 확인하고 싶을지도 모르지만 이 날씨 앱의 가장 유용한 기능은 갑작스런 기상 조건의 변화를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것입니다(예: 사용자에게 곧 눈이 올 것이라고 알림).
애플 워치용 다크 스카이 앱
- 사용자 행동 및 목표 해석. 애플 워치용 우버(Uber) 앱을 열면 사용자를 태우러 올 때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화면에 바로 표시되므로 현 위치를 알려주기 위해 사용자의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아도 됩니다.
애플 워치용 우버 앱
셀프 러닝 시스템(SLS)
셀프 러닝 시스템(SLS: Self-Learning Systems) 기반의 소프트웨어는 수행해야 할 작업을 예상하고 사용자를 대신하여 자동으로 완료하거나 최소 몇 단계를 자동으로 수행함으로써 사용자가 작업을 빠르게 완료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자체 기능이 강화된 소프트웨어는 사용자에게 중요한 이점을 제공하는데 바로 사용자가 _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_된다는 것입니다. 셀프 러닝 소프트웨어의 기본 요소는 경험을 기반으로 시스템이 학습하고, 유입되는 데이터를 분석하며, 새 이벤트에 반응하여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기능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SLS에서 해결되어야 할 과제는 사람들의 행동에 집중하면서 가능한 적은 상호 작용을 기반으로 행동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용자의 시간을 절약하면서도 충분한 옵션을 제공하여 사용자 스스로 시스템을 제어한다고 느낄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춰 설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네스트 러닝 온도 조절 장치
네스트는 SLS의 대표적인 예로,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스스로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반(半) 지능적인 온도 조절 장치입니다. 사용자가 설정을 변경할 때면, 네스트는 온도 조정값을 기억하여 습득한 모든 정보를 가사 일정에 대응시키므로 며칠 후에는 네스트를 처음만큼 자주 조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물론 네스트는 단점도 많지만(시스템이 제멋대로 작동하는 가장 치명적인 단점이 있음), 차세대 제품의 면모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훌륭한 예입니다. 앞으로 셀프 러닝 소프트웨어는 최신 앱과 레거시 앱을 구분하는 기준이 될 것입니다.
대화형 인터페이스
아이폰 메시지, 슬랙 또는 왓츠앱이 등장하면서 정보 교환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제 문자 메시지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주로 대화를 통해 서로와 상호 작용하므로 채팅은 이제 제2의 천성입니다.
이 트렌드는 대화형 인터페이스의 대중화로 이어졌습니다. 기본적으로 대화형 인터페이스란 실제 사람과의 채팅을 모방하는 모든 유저 인터페이스입니다. “챗봇”은 현재 업계에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용어 중 하나입니다. 현재 점점 더 많은 앱이 개인화된 채팅으로 돌아서면서 GUI 형식을 탈피하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사람들에게 대화형이 자연스럽게 느껴지고 이러한 속성이 챗봇을 사용함에 있어 기존 유저 인터페이스의 수많은 버튼을 탭하는 것보다 훨씬 더 직관적인 형태로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대화형 인터페이스의 또 다른 이점은 세부적인 측면에 있습니다. 즉, GUI의 경우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옵션의 수는 한정적이지만 챗봇의 경우(제대로 디자인되었다는 전제하에) 이론상으로는 개방적인 검색 기능 및 상호 작용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은 기존 앱보다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주는데, 이 방식이 자연스럽고 익숙한 것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이미지 출처: Isil Uzum
마지막으로, 미래 시장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10대 사용자와 밀레니엄 세대는 다른 앱이나 사이트보다 메시징 앱에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므로 이러한 고객을 공략하려는 비즈니스에는 상당한 기회가 창출됩니다.
그러나 챗봇은 대화형 인터페이스 진화의 마지막 단계가 아닙니다. 음성 인터페이스는 자연스럽게 챗봇을 대신할 다음 단계가 될 것입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음성 상호 작용은 우리를 둘러싼 주변 기술과 상호 작용하는 방식에서 커다란 부분을 담당하게 될 것입니다. 음성 명령을 이용하여 컴퓨터를 제어하는 경험은 이미 애플의 시리, 구글 나우 및 아마존 에코와 같은 새로운 음성 상호 작용 시스템의 등장으로 혁신을 맞게 되었습니다. 후자는 상호 작용의 수단으로 기존의 GUI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가장 큰 과제는 사람이 음성 인터페이스와 상호 작용하는 방식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관심을 보이는 대화 주제뿐만 아니라 해당 주제에 대해 대화하게 될 _방식_까지 사람에 대한 보다 넓은 이해가 필요합니다.
아마존의 음성 상호 작용 시스템 에코, 고정된 디바이스와의 음성 상호 작용 제공
결론
우리는 끊임없이 진화하는 기술을 경험하며 디지털 서비스와의 상호 작용을 보다 직관적이고 간편하며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위치에 와 있습니다. 차세대 플랫폼은 인간 대 인간의 대화와 훨씬 더 유사한 형태로 발전할 것입니다. 미래의 인터페이스는 반드시 픽셀로 이뤄진 그래픽의 형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저자: 닉 배비치
닉 배비치(Nick Babich)는 개발자로, 기술에 열정적이며 UX에 큰 애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전문 소프트웨어 개발 업계에 몸담았으며 그의 다양한 관심 분야 중 광고, 심리학 및 영화에 조예가 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