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과 데이터의 상관관계
UX 디자인의 판도가 바뀌고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제품 디자인은 디자이너의 선호도와 직관에 따라 결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제품 디자인은 사용자의 피드백과 정보를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분석을 토대로 결정되는 현 시대에서 디자인도 데이터 중심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데이터는 제품 개발 프로세스의 기초를 형성합니다. 데이터를 사용함으로써 사용자 경험, 사용자 만족도 향상 및 채택률 증가를 위한 개발 과정에서 우선순위를 빠르게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려면 디자이너는 이제 데이터 기반의 디자인을 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데이터를 디자인 프로세스의 핵심 구성 요소 중 하나로 포함하는 방법을 살펴봅니다.
디자이너에게 데이터가 필요한 이유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포커스 그룹에 의해 제품이 디자인되기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제품을 직접 마주하기 전까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릅니다.” 이러한 잡스의 조언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가장 뛰어난 디자이너로 팀을 꾸린 다음 제품의 모든 것을 결정하도록 하면 어떨까요?
이 접근 방식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첫째, 스티브 잡스는 디자이너가 아니라 발명가였습니다. 그는 신제품의 범주와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그의 접근 방식은 발명가들에게는 좋은 본보기가 될 수도 있지만 제품 디자인이 주요 업무인 디자이너에게는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기존 제품 범주 내에서 신제품을 만드는 경우 사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 이미지는 2007년 오늘날 스마트폰 형태의 근간이 되는 아이폰(iPhone)이 처음 등장했을 때 모습입니다.
둘째, 아무리 최고의 디자이너라 하더라도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디자이너는 사용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물론 디자이너를 위한 제품을 디자인한다면 예외가 되겠지만 그런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이 업계에서는 디자이너와 사용자 간에 지식 격차가 있기 때문에, 디자이너가 제대로 된 사용자 리서치나 실질적인 테스트 또는 데이터 없이 사용자가 원하고 필요한 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잘못된 판단입니다.
따라서 디자이너는 자신의 생각만을 바탕으로 결정해서는 안 됩니다. 디자이너는 사용자 경험을 효과적으로 제작하기 위한 인사이트를 얻을 때 사용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합니다. 사용자 중심의 경험을 구축하기 위해 디자이너는 _데이터 중심의 접근 방식을 활용해_야 합니다
데이터 중심 디자인의 정의
최근 흔히 사용되고 있는 데이터 중심 디자인이라는 용어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요? 기본적으로 데이터 중심 디자인에서는 디자인 측면에서 수많은 결정을 내릴 때 데이터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데이터 중심 디자인은 사용자의 일상적인 경험을 보다 효과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데이터의 두 가지 유형: 정량적 데이터와 정성적 데이터
데이터 중심 디자인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어느 데이터가 중요한지 파악해야 합니다. 데이터에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 정량적 데이터는 어떤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지(또는 발생하고 있지 않은지)를 알려줍니다. 보통 수치 데이터가 이에 해당합니다.
- 정성적 데이터는 해당 상황이 발생하는 이유를 알려줍니다. 이는 수치 데이터가 아닙니다.
대부분의 분석 툴은 수많은 정량적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정량적 데이터는 누가, 무엇을, 언제, 어디서 등을 나타내는 수치 데이터입니다. 이미지 출처: Ramotion
예를 들어 웹 사이트에서 구글 애널리틱스(Google Analytics)는 웹 사이트를 다녀간 방문자의 수와 이들 방문자가 어떻게 유입되었으며 어떠한 동작을 수행했는지 파악합니다. 하지만 이 데이터는 해당 상황에 대한 _이유_를 알려주지 않습니다. 특정 그룹의 사용자가 어떠한 동작을 수행할 때 다른 그룹에서 이와 다른 동작을 선호하는 _이유_가 무엇일까요? 동일한 콘텐츠가 특정 사용자에게 더욱 흥미를 유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를 알아내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이는 사용자의 모든 패턴을 파악할 수 있는 열쇠가 되기 때문입니다. 정성적 데이터가 필요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정성적 데이터가 정량적 데이터보다 더 효과적인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 하나의 데이터 유형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제품의 사용 패턴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두 가지 유형을 함께 활용해야 합니다. 정량적 데이터와 정성적 데이터를 모두 활용할 수 있어야 보다 풍부한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정량적 데이터는 현 상황을 말해주고 정성적 데이터는 관점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제품이 현재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정량적 데이터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특정 기능이 기대만큼 사용되지 않는 경우에는 정성적 피드백에 더욱 심도 있게 접근함으로써 해당 문제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는 문제와 문제의 해결 방법에 대한 가설을 정립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가설 중심의 디자인 의사 결정
데이터 중심 디자인의 3가지 핵심 요소
데이터를 바탕으로 디자인에 필요한 정보를 유의미한 방식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와 디자인 개선 사항의 연결 고리를 찾아야 하고 데이터 속에서 특정 사용자의 바람, 문제 및 요구 사항을 식별해야 합니다.
데이터 중심 디자인의 전략은 3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이루어집니다.
1. 데이터
데이터는 그 자체만으로는 무의미합니다. 유의미한 제품 경험을 만들기 위해서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원시 데이터를 디자이너가 사용할 수 있는 유의미한 정보와 인사이트로 변환해야 합니다.
이미지 출처: edureka
데이터 중심 디자인에 대한 6가지 오해와 진실 기사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처럼 데이터를 바탕으로 디자인 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때에는 다음의 세 가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 입증: A/B 테스트 및 분석을 통해 디자인 결정의 근거를 마련합니다.
- 개선: 변경 사항을 구현하고 해당 변경 사항이 미치는 영향을 측정합니다. 이는 데이터 정보 기반의 디자인 반복 작업을 의미하는 것으로, 시간의 경과에 따라 변경 사항을 추적하고 이 과정에서 데이터를 활용하여 제품을 최적화하는 것을 말합니다.
- 발견: 단순히 분석에만 그치지 않고 종합적인 결과를 도출합니다.(데이터를 통해 옳고 그름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패턴을 탐색하고 문제에 더욱 심도 있게 접근해야 합니다.)
이미지 출처: uxpamagazine
이때 관건은 가장 중요한 데이터를 신속하게 식별하여 분석에 활용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다음의 가이드라인은 매우 유용합니다.
- 원하는 데이터에 대한 이해. 무엇을 측정하려고 하는지, 그리고 측정에 어떤 기준을 사용할지 모른다는 것은 눈을 가린 채 디자인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무엇을 알고자 하는지, 어떤 데이터 속에서 무엇을 알고자 하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 데이터 인사이트 확장. 여러 소스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하면 미세한 차이의 상황 속에서 실행 가능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분석, A/B 테스트, 컨텍스트에 맞는 리서치, 고객 서비스 로그, 소셜 미디어의 데이터, 설문조사, 인터뷰, 사용성 테스트, 지원 티켓, 기타 소스 등은 사용 가능한 모든 데이터 포인트로써 경험을 향상시킬 방법이 됩니다.
- 데이터 부담 경감. 의사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데이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수많은 팀이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결국 무기력해져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지 못하게 됩니다.(구글의 블루 색상의 41가지 음영 테스트를 떠올려 보십시오.) 이러한 경우로 전락하지 않도록 합니다.
- 확증 편향 방지. 확증 편향은 신념 또는 가설을 확증하는 정보만을 검색하거나 우호적으로 해석 및 선호하고 기억하는 경향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러한 편견으로 인한 잘못된 의사 결정은 많은 조직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 수치 및 컨텍스트 포함. “높은 수준”의 측정 지표를 제공하기보다는 특정 디자인 문제에 답변을 제공하는 데이터 포인트를 찾아야 합니다. 실질적인 스토리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수치는 물론이고 상황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의미를 먼저 부여한 다음 세부 정보를 전달해야 합니다.
2. 공감
자신의 관점에 머물지 않고 타인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가리키는 공감 능력은 유의미한 제품을 디자인하는 데 있어 핵심 역할을 합니다.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 이미지 출처: dschool.stanford
데이터는 기계가 아닌 사람_에 의해_ 생성되며, 생성된 모든 데이터는 사람_과 관련된 _것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데이터는 사람의 행동에서 도출되는 흔적을 나타냅니다. 따라서 데이터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_휴먼 스토리_를 발견하십시오.
-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고, 무엇을 하며,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를 찾습니다. 이들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합니다.
- 사람들이 특정 행동을 하거나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감정적인 이유를 찾아야 하며, 사용자의 동기와 고충을 파악해야 합니다.
사용자의 관점을 이해해야만 비로소 사용자에게 가장 필요한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디자인 프로세스에 공감을 활용한 디자인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테슬라(Tesla)입니다. 테슬라는 파격적이고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친숙한 방식으로 기술을 통합해왔습니다. 모델 S(Model S)의 디자인 의도는 분명했습니다. 바로 “이상할 정도로 친숙한” 제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전기 자동차를 운전하고자 하는 고객은 기존 자동차와 크게 다르지 않은 디자인의 전기 자동차를 원했습니다. 그래야 더욱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테슬라의 모델 S는 낯설거나 이상해 보이지 않습니다. 모든 디자인 특성은 사람들에게 매우 친숙하게 다가옵니다.
공감은 사용자를 관찰하거나 인터뷰하고, 설문조사를 분석하고, 연구 일지 및 사용성 테스트와 같은 기존의 리서치 방법을 통해서도 이뤄질 수 있습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3. 비전
디자인 및 혁신의 측면에서 데이터는 다음 단계에서 무엇을 수행할지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수단으로만 간주해야 하며, 데이터에만 맹목적으로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100% 데이터 중심 접근 방식을 수행하면 몇 가지 문제에 봉착할 수 있습니다. 첫째, 측정 지표는 이미 만들어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제한적입니다.(사용 가능한 모든 데이터는 현재 고객과 현 제품의 작동 방식을 기반으로 합니다.) 이를 감안한다면 정보의 작은 부분 집합만으로도 성공적인 제품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결론에 다다릅니다. 둘째, 어떤 데이터나 공감도 데이터 해석 방식에 대한 디자이너의 의사 결정이라는 역할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 디자이너는 무엇이 유의미하고 그렇지 않은지를 선별하는 큐레이터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따라서 디자이너는 수행하고자 하는 작업에 비전을 가져야 합니다. 비전은 성취 가능한 것입니다. 비전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의사 결정을 내리고 다양한 시행착오 끝에 교훈을 얻는 등 경험을 통해 축적됩니다. 따라서 데이터를 활용하여 비전을 입증하고 탐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디자이너는 데이터에 맹목적으로 의존하지 말아야 하며, 그 대신 디자인 의사 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선별해야 합니다. 이미지 출처: charcoal
좋은 디자인의 핵심, 균형의 조화
제품 디자인 작업 시 가장 위험한 것은 디자이너가 전략의 한 부분에 과도하게 치우쳐 잘못된 디자인이 결과물로 탄생하는 것입니다. 어디에서나 강조되는 것, 바로 균형의 조화가 좋은 디자인의 핵심입니다. 뛰어난 제품 디자인은 데이터, 공감, 비전 간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데서 비롯됩니다.
디자이너에 의해 탄생되는 최고의 제품은 데이터, 공감 및 UX 비전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명확하고 매력적인 경험입니다.
결론
세상은 계속해서 변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특정 경험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전에 시장에 미칠 영향력을 미리 파악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습니다. 오늘날 분석과 예측은 현실이 되었고 수많은 제품을 만드는 기업들이 이를 활용하여 경험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데이터를 활용하여 어떻게 작업할 것이며, 데이터를 통해 의미와 인사이트를 어떻게 도출할지를 근본적으로 재고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기회가 디자이너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디자이너는 이러한 기회를 활용하여 보다 나은 디자인을 결정하고 궁극적으로는 사용자에게 더 좋은 제품을 선보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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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배비치
닉 배비치(Nick Babich)는 개발자로, 기술에 열정적이며 UX에 큰 애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전문 소프트웨어 개발 업계에 몸담았으며 그의 다양한 관심 분야 중 광고, 심리학 및 영화에 조예가 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