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비즈니스와 디지털 씽킹

과거 소비자들이 품질이 뛰어나거나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찾았다면, 요즘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제공하는 종합적 경험에 가치를 두고 소비한다. 바야흐로 경험이 곧 브랜드가 되는 ‘경험 비즈니스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경험 비즈니스 시대에 비즈니스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것이 필수다.

최근 기업들은 단순히 제품을 팔고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던 차원을 넘어 고객과 만나는 모든 채널과 접점에서 특별한 ‘고객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경험 중심의 비즈니스는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부상하는 신기술에 의해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중소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만난 고객 중 한 중소기업 대표는 “4차 산업혁명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중소기업에게는 벅차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당위성은 아는 데 방법을 모르겠다는 하소연이다. 규모와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중소기업이 새로운 디지털 경제에 대비해 비즈니스를 혁신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경험 비즈니스로 전환하는 데 성공한다면 이는 곧 기회로 이어진다.

많은 기업들이 비즈니스 혁신을 위해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데이터 분석 등과 같은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반면 많은 중소기업은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보다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실용적이거나 기능적인 관점에서 기술 도입을 검토해왔다. 그러나 모바일 기기와 디지털 경험에 익숙한 소비자가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기업이 소비자와 교류하는 방식이 급진적으로 변화하면서 중소기업의 기술 투자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인 IDC에서 발표한 ‘퓨처스케이프: 2017년 전 세계 중소기업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중소기업의 IT 지출은 전년 대비 3.9% 증가한 5570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다.

기술 분야의 투자가 증가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지출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와 솔루션으로 계속해서 이전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중소기업도 경험 비즈니스 시대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데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IDC 보고서는 2019년 말까지 중소기업의 70%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용 소프트웨어와 지능형 비서 시스템을 구현하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 중소기업의 40%가 2018년까지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사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에는 많은 솔루션이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제공되고 있어 기존과 같이 별도의 서버를 운영하거나 솔루션을 개발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중소기업이 최신 기술을 도입하는데 따르는 부담도 크게 줄었다.

4차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서 비즈니스의 디지털 혁신은 단순히 웹 사이트를 개편하고 소셜 미디어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전사적 기업 문화의 변화를 의미한다. 단지 인프라를 새로 구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마인드셋과 직원 스킬을 재정비하고 채용에서부터 모든 내부 프로세스에 걸쳐 ‘디지털 씽킹(digital thinking)’을 요구한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이러한 변화를 발빠르게 수용할 있는 유연성이 높다.

많은 기업들이 소비자에게 보다 매력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디지털 혁신에 동참하고 있다. 경험 비즈니스로 성공적으로 전환하기 위한 비즈니스 혁신은 중소기업에게 도전이자 기회이다. 가장 큰 위험은 어떠한 시도도 하지 않는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 말고 작은 것부터 도전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