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지배력을 높일 고객 경험은 어떻게 완성되는가
누가 시장을 지배할 것인가? 이 질문을 달리 해석하면, ‘누가 소비자를 더 많이 확보할 것인가’로 바꿔볼 수 있습니다. 소비자를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기업은 차별화 전략(Differentiation)을 펼칩니다. 제품과 서비스의 차별성을 하나의 마케팅 포인트로 어필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경쟁사와의 차이점을 부각시키는 마케팅 활동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10여년 전 한 패스트푸드 브랜드가 선보였던 ‘니 들이 게 맛을 알아?’란 유명한 카피는 그 동안 햄버거에 없던 게살을 처음으로 넣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죠.
이러한 마케팅 접근법은 기본적으로 제품(혹은 서비스)이 갖고 있는 고유한 속성에서 출발합니다. 즉, ‘제품이 갖고 있는 차이’가 마케팅의 시작점이 됩니다. 하지만, 최근의 마케팅은 제품이 아닌 소비자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제품의 차이가 아닌 소비자의 차이가 핵심입니다. 햄버거에 게살이 들어갔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그 햄버거를 먹으면서 어떠한 경험을 하게 되는지가 중요해졌습니다. 가령, ‘A가게에서 B를 먹는다는 것은, 매우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에서,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과 기분 좋은 대화를 나누며, 평소에 알지 못했던 그 사람에 대해, 새로운 음식의 맛을 느끼며 알아간다’ 등이 고객 경험입니다.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요소’가 바뀐 것입니다.
고객은 차별점보다 탁월한 고객 경험을 원한다
브랜드는 이제 더 이상 제품 그 자체가 아닙니다. 이제 우리는 브랜드를 제품에 대해 고객이 알고 있고 경험한 그 모든 것의 집합체로 인식해야 합니다. 때문에, 마케터는 고객이 브랜드와 관련된 긍정적 경험을 최대한 많이 가질 수 있도록, 마케팅 활동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너무나도 많은 브랜드가 세상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각각의 차별점을 가지고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리는 브랜드의 수가 많다 보니, 브랜드의 차별점은 더 이상 마케팅 포인트가 아닌 것이죠.
그러면, 이러한 고객 경험에 대하여, 글로벌 마케터들은 어떻게 인식을 하고 있고, 무엇이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을까요?
진정한 가치는 지속적이고 투명한 상호협력을 통해 발생할 것이다. 따라서 고객 경험은 재미있고 매력적이며 같이 참여하고 상호적인 경험이 되어야 한다. 그 중 진정성은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마그누스 바흐, 베스타 글로벌 마케팅 부문 총괄
2018년에는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인류가 일을 되찾는 의미라는 주제에 대해 솔직한 토론을 할 것이다. 고객과 직원들 모두 문자, 트위터 그리고 게시글을 넘어서 더욱 신뢰하고 존중하며 정중하고 의미 있는 소통을 원하고 있다. 만일 기업의 리더들이 나서서 기존과는 다른 형태의 가치관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그 기업은 빠르게 도태되고 말 것이다.
—메간 번즈, 익스피리언스 엔터프라이즈 CEO
질 낮은 장비, 권한 부족 등과 같이 직원이 느끼는 불만은 직원의 능력 혹은 고객을 위한 직원의 노력에 대한 방해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앞으로 더욱 많은 회사들이 데이터, 기술 그리고 시간을 투자해 직원들의 작업환경을 향상시키기를 희망한다.
—조 쿰스, 영국 오길비원 CEO
고객의 특정 기대 사항은 매년 바뀌지만, 고객 경험의 핵심은 항상 같다. 고객이 늘 기대해 온 통제, 편의, 그리고 개인 맞춤을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혁신하는 브랜드가 성공한다.
– 존 딜런(John Dillon), 데니스 CMO
고객 경험에서의 경쟁력은 고객을 사람으로서 이해하고, 그 이해력을 바탕으로 브랜드 목적을 달성하는 것에 달렸다. 브랜드의 역할과 고객의 성향을 이해하고 채널과 생태계를 전략적으로 설계해야 고객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다.
– 로라 거스키(Laura Gurski), 액센츄어 수석 디렉터
‘고객 경험’이라는 말은 미래의 기관에서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기업의 제품, 과정, 그리고 문화와 긴밀히 연결 돼 있어 고객 경험이 곧 브랜드 자체며 비즈니스를 하는 유일한 방법이 될 것이다.
– 앤 류네스(Ann Lewnes), 어도비 수석부사장 /CMO
경험이 ‘어떠한 모습이다’라고 하는 것이 흥미롭다. 미래의 경험의 대부분은 시각적 인터페이스를 갖고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래의 경험은 말 또는 동작 인터페이스를 지닐 것이다. 또한, 기술이 점점 지능적인 시스템을 낳고 우리의 니즈를 실시간으로 채워줄 것이기 때문에, 경험을 만드는 데 투입되는 인력은 최소한으로 줄어들 것이다.
– 크리스찬 퍼서(Christian Purser), 인터브랜드 런던 CEO
고객 경험을 만들고 유지하는 방법
이처럼, 글로벌 기업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은 고객에게 관련성 있고, 편리하고, 몰입감 있고, 생생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고객 경험은 어떻게 만들고, 또 유지할 수 있을까요?
고객이 브랜드와 만나는 과정을 ‘고객 여정(Customer Journey)’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고객이 종이신문이나 TV를 통해 브랜드를 접했다면, 지금은 기기와 채널이 다양해졌기 때문에, 모든 고객이 각자의 방식대로 고객 여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첫째, 중요한 것은 고객 중심으로 모든 것을 사고하는 것입니다. 한 예로, 테이블 주문결제 서비스를 들 수 있습니다. 식탁마다 태블릿을 비치하고, 메뉴판 검색부터 결제까지 모두 할 수 있게 하면, 고객은 식당에 들어가 태블릿을 보며 주문하고, 결제하고, 식사를 하면 됩니다.
마진율이 낮은 요식업에서 중요한 것은 테이블의 회전속도 입니다. 영업시간에 더 많은 손님이 음식을 주문해야, 더 많은 매출과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당에 가서 음식을 주문하기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리며 불만을 가져본 기억이 누구나 한번쯤 있을 것입니다. 해외 여행 중인 고객이라면 언어 문제로 쉽게 주문을 못할 수 있죠. 그런데 웨이터를 불러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테이블에서 모바일 기기로 주문한다면 어떨까요? 고객 입장에서는 불필요하게 소요되는 시간이 줄어들고, 매장 입장에서는 웨이터가 손님에게 한 명 한 명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 손님은 식사를 하며 대화에 집중 할 수 있으니, 브랜드에 대해 더 좋은 경험을 갖게 될 것입니다.
둘째, 단일고객관점을 보여주는 데이터 공유가 중요합니다. 고객은 브랜드와 만나는 접점을 통해 고객 경험을 형성하는데, 이때 고객 목소리를 대변하는 데이터를 분석해 인사이트를 많이 도출할수록 고객의 요구를 더욱 세밀히 파악할 수 있어, 개인화된 경험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은 솔루션을 활용해 잘 하고 있지만, 이를 조직 내에서 공유하고, 전사 차원에서 고객 행동에 대한 가시성을 확보하는 것은 부족한 상황입니다.
예를 들어, 커피머신을 구매하려는 고객이 모바일 앱에서 특정 브랜드의 제품에 대한 정보를 열람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확인한 후, 콜센터로 전화해 제품 구매와 취급 방법에 대해 상담을 받았을 경우, 한 고객의 행동이지만 온라인, 오프라인, 콜센터의 데이터가 따로 수집되고 관리된다면, 세 명의 각각 다른 고객 행동으로 인지하는 오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해당 고객에게 일관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만약 기업의 고객 데이터 기반이 통합돼 있고, 다양한 디지털 접점에서 수집되는 고객 행동 데이터까지 통합, 관리할 수 있다면, 기업 내 유관 부서 담당자들이 이를 활용해 고객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고, 일관된 고객 경험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셋째, 콘텐츠가 중요합니다. 데이터가 확보되고 분석을 통해 소비자에 대해 파악했다면, 고객에게 브랜드를 노출해야 합니다. 이 때, 콘텐츠는 고객과 소통하는 핵심입니다.
미국의 스포츠 브랜드인 언더아머는 2015년 미국 시장에서 아디다스를 제치고 스포츠 브랜드 2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디지털 플랫폼에서 훌륭한 고객 경험을 제공했기 때문인데요. 언더아머는 제품을 구매하려는 고객에게 360도 비디오를 포함해 제품을 다각도로 보여주는 플랫폼 기능을 강화했습니다. 매력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A/B테스트 또는 다변량 테스트를 거쳐 디지털 채널을 최적화하게 됩니다.
글로벌 제조 기업인 필립스 역시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한 콘텐츠로 뛰어난 성과를 창출했습니다. 필립스는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매니저를 활용한 테스트를 통해 고객의 반응을 살피고 복잡한 디자인 의사 결정을 조율했습니다. 그 결과 슬라이드-인 CTA(Call to Action) 테스트를 진행한 시장에서 뉴스레터 구독률이 635% 증가했으며, 모바일에서 배너 캐로셀보다 고객이 더 많은 반응을 보인 내비게이션 카드를 사용해 제품은 조회수는 24.46%, 구매율은 27.97% 향상시킬 수 있었습니다.
더 이상 다른 브랜드와 차별점만으로는 시장을 지배할 수 없습니다. 점점 높아지는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탁월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고객 중심 사고, 데이터 공유를 통한 일관성 있는 경험과 고객에게 맞는 개인화된 콘텐츠 제공을 통해 고객 여정에 긍정적인 경험을 전할 수 있다면, 수많은 브랜드 중에서도 고객의 마음에 남는 브랜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