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는 왜 휘발성 콘텐츠에 열광할까?

Forbes, Adweek 등 수많은 매체가 예측한 2018년 디지털 마케팅 트렌드에서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단어가 있습니다. Ephemeral content, 우리 말로는 수명이 짧은 콘텐츠 또는 휘발성 콘텐츠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출시되자마자 미국의 10~20대 층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스냅챗을 시작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스토리” 기능까지, 의도적으로 제한된 시간 동안에만 콘텐츠를 유통하고 사라지게 만드는 방식은 더욱 보편화 되었습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의 경우 2016년 출시 후 1년 만에 전세계적으로 3억명의 일간 활성사용자수를 기록하며 스냅챗을 가뿐히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콘텐츠 마케터라면 누구나 자신들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든 콘텐츠가 최대한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누리기를 바라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요. 그렇다면 왜 이렇게 단명하는 콘텐츠가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것일까요? 또 기업과 브랜드들은 이에 맞춰 어떤 대응이 필요할까요?

사라지는 휘발성 콘텐츠의 인기 비결

스냅챗이 처음 선보였을 때 인기를 끌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친구들과 공유한 사진이나 영상이 본인의 타임라인 또는 그 어떤 인터넷 상에도 기록으로 남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인터넷 상에 남겨진 과거의 흔적을 지우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또한 친구, 가족, 직장동료 등 다양한 사람들과 연결된 소셜미디어에 포스팅을 올릴 때 점점 더 자기 검열을 거치게 되기도 하는데요. 결과적으로, 사라지는 콘텐츠는 이러한 사용자의 심리적 부담을 줄이고 더욱 자유롭고 진정성 있는 소통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FOMO(Fear of missing out), 즉 좋은 기회나 재미있는 장면 등을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휘발성 콘텐츠의 인기 비결을 설명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대표적인 요인입니다. 친구나 브랜드가 올린 새로운 소식을 특정 시간이 지나면 확인할 수 없다는 두려움으로 인해, 더욱 지속적이고 정기적으로 스마트폰에 접속하는 것이죠. 이러한 성향을 대표하는 “FOMO 제너레이션”이라는 용어도 생겨났는데요. 실제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는 하루에 스마트폰을 150회 이상 체크한다고 합니다.

브랜드가 휘발성 콘텐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길어야 24시간 지속되고 다시 사용할 수도 없는 콘텐츠에 시간과 예산을 투자해야 할지, 브랜드 입장에서는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휘발성이라는 특성이 역설적으로 가장 큰 장점으로 다가올 수 있는 몇 가지 중요한 이유가 존재합니다.

먼저, 콘텐츠의 진정성입니다. 스냅챗, 인스타그램 스토리와 같은 플랫폼의 휘발성이라는 특성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을 꾸며야 할 필요를 덜 느끼고 현재의 감정에 보다 충실할 수 있게 됩니다. 소셜미디어가 점점 현실보다 미화되거나 정제된 콘텐츠를 올리며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장소로 변모하면서, 이에 따른 피로감이나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 사실인데요. 휘발되는 콘텐츠는 반대로 진정성 있고 긍정적인 소통을 가능하게 합니다. 브랜드 계정에서도 마찬가지로, 때로는 정교하게 기획하고 편집한 광고 콘텐츠보다 날 것에 가까운 휘발성 콘텐츠가 소비자에게 더 진실되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브랜드가 주목해야할 부분은 높은 사용자 인게이지먼트인데요. 콘텐츠가 사라지기 전에 놓치지 않고 확인하고자 하는 욕구는 밀레니얼들이 하루 종일 스냅챗이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습관적으로 들여다보는 이유가 됩니다. 페이스북 등의 채널들이 뉴스피드 노출 알고리즘을 지속적으로 바꾸며 브랜드 콘텐츠의 도달율을 낮추고, 수많은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사용자의 시선을 끌고 주목시킬만한 콘텐츠를 남기기 어려운 상황을 감안하면, 마케터들이 이렇게 높은 인게이지먼트를 이끌어낼 수 있는 휘발성 콘텐츠에 투자하지 않을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스냅챗이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흥미로운 콘텐츠를 매일 노출함으로써 사용자들의 일상과 지속적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과제이겠지요.

휘발성 콘텐츠를 활용한 기업 및 브랜드 마케팅 성공 사례

브랜드는 Q&A, 꿀팁, 비하인드 스토리 등 다양한 주제로 휘발성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 스냅챗과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활용해 성공적인 마케팅을 펼쳐온 두 가지 대표 사례를 소개합니다.

맥도날드가 스냅챗을 활용한 방식은 더욱 기발합니다. 스냅챗으로 매장 직원을 채용하는 맥도날드의 “스내플리케이션(Snaplication)” 캠페인은 젊은 층에게 직원 채용 소식을 홍보하고, 이들이 본인의 개성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채용에 지원하도록 기획되었습니다. 독특한 필터 기능을 통해 재미있는 사진을 연출하는 ‘렌즈’ 기능을 활용해 맥도날드의 매장 직원을 상징하는 모자와 네임 뱃지를 연출할 수 있는 렌즈를 만들고, 이 렌즈를 활용해 채용에 참가하는 10초 영상을 촬영해 맥도날드의 공식 스냅챗 계정으로 보내도록 하는 방식인데요. 여기서 스냅챗은 단순히 브랜드가 영타겟 대상의 홍보를 진행하는 채널로써 뿐만이 아니라, 직접적인 채용 참여가 진행되는 채널로도 활용되었습니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4월 호주에서 시작된 이 채용 캠페인의 성공에 힘입어, 6월에는 미국 전역에서 25만명의 청년을 채용하는데도 스냅챗 캠페인을 활용하였습니다.

이제 휘발성 콘텐츠는 피할 수 없는 디지털 마케팅의 흐름이 되었는데요. 기존의 마케팅 방식을 대체하자는 뜻이 아니라, 콘텐츠 마케팅 전략 기획 시 휘발성 콘텐츠를 꼭 고려하자는 뜻입니다. 타겟 연령층이 상대적으로 높은 브랜드라 하더라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지금의 밀레니얼 층이 곧 미래의 주요 고객이 될테니까요. 지금부터 소비자에게 좀 더 다가가기 위한 휘발성 콘텐츠를 구상해보는 게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