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 없는 ‘언택트 마케팅’이 뜬다!

쇼핑을 하러 들어선 매장에서 만난 직원들의 서비스. 친절하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줘 고마운 마음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때로는 상품에 대한 정보를 이미 잘 알고 있어서, 때로는 편안한 마음으로 혼자 쇼핑하고 싶어서 매장 직원의 친절함을 회피하기도 하는데요.

세계 굴지의 유통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이러한 심리를 파악한 ‘언택트(Un-tact)’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언택트’란 지난해 말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예측한 2018년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 소비자와의 접촉(Contact)을 덜어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매장 직원과의 불필요한 접촉을 줄여 소비자의 심리적 만족도를 높이고, 고객 서비스에 필요한 인건비를 줄여 기업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어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언택트 마케팅이 부상하게 된 배경

그렇다면 언택트 마케팅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소비자들이 제품에 대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쇼핑 전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에서 찾아보는 일은 이젠 당연한 일이 되었습니다. 가격 비교 서비스 등을 통해 제품의 객관적인 정보를 찾아볼 뿐 아니라 소셜미디어를 통해 개인이 남긴 리뷰와 같은 주관적인 정보들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즉, 이제는 매장 내 직원이 주는 안내보다 인터넷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더욱 방대하고 유용하기 때문에 직원의 설명이 더 이상 필요 없어지게 된 것입니다.

불편한 소통보다는 혼자만의 편안함을 즐기려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도 하나의 이유입니다. 혼자 밥이나 술을 먹는 ‘혼밥’, ‘혼술’부터 혼자 노는 ‘혼놀’까지. 2030 세대들은 혼자 하는 것을 어색해하거나 불편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자유롭고 편안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요. 실제로 현대인이 ‘인간관계’라는 단어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긍정·부정 감성어 추이를 분석해보면 2015년에 40%였던 긍정 감성이 2017년 27%로 감소한 반면, 부정 감성은 같은 기간 42%에서 56%로 늘어났습니다. 조금은 서글프지만, 인간관계에 대한 부정적 경험으로 접촉을 꺼리게 되고, 이러한 흐름이 언택트 마케팅의 성장 속도를 더욱 빠르게 만들고 있는 것이죠.

한편, 기업의 입장에서도 비용 절감이라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마케팅에 접목되는 기술은 매장 내 안내를 위한 과정을 빠르게 축소시켰는데요. 이에 따라 고객 안내를 위한 매장 내 직원 수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어, 인건비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는 기업들에게는 큰 비용 절감 기회가 되었습니다.

언택트 마케팅,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만나다

국내의 한 뷰티 브랜드 매장이 직원이 다가오는 것을 불편하게 느끼는 고객을 위해 ‘혼자 볼게요’가 표시된 바구니를 비치한 사례는 매우 유명한데요. 이렇게 간단한 아이디어로 실현하는 언택트 마케팅에서 더 나아가, 이제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증강현실(AR), 사물인터넷(IoT)등 산업혁명을 상징하는 다양한 최첨단 기술을 접목시킨 언택트 기술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과 접목된 언택트 마케팅의 사례를 좀 더 살펴볼까요?

#1 O2O 서비스로 주문과 결제를 간편히! – 스타벅스

<매장 직원을 만나지 않고도 음료 주문이 가능한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

세계적인 커피 체인 스타벅스는 모바일 주문 시스템인 ‘사이렌오더(Siren Order)’를 매장 운영에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사이렌오더는 모바일 앱을 통해 미리 주문과 결제를 하고 매장에서는 음료만 받아가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로, 고객이 주문을 위해 줄을 서거나 매장 직원을 직접 만나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입니다.

사이렌오더는 2014년 한국에서 자체 개발해 세계 스타벅스 최초로 선보인 후 현재는 미국으로까지 확대되어, 이제 언택트 마케팅을 대표하는 사례가 되었죠.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올해 초 사이렌오더의 누적 주문건수가 4,000만건을 돌파했으며, 일평균 주문 건수 중 13%가 사이렌오더를 통해 매장 직원과의 접촉 없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이용 고객 비율을 조사한 결과 20~30대가 86%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 증강 현실(AR) 앱을 통한 뷰티 상담 – 로레알

<증강현실 앱으로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킨 로레알>

뷰티업계는 전통적으로 대면 서비스가 중요한 분야였습니다. 피부 상태나 얼굴형에 따라 어떤 제품이 어울릴지 전문가로부터 상담을 받는 모습은 화장품 매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인데요. 이러한 뷰티 업계에서도 최근에는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비대면 상태로 이뤄지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증강현실(AR) 및 인공지능(AI)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로레알’의 증강현실 뷰티 앱 ‘메이크업 지니어스(Makeup Genius)’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가상의 거울로 전환시켜, 소비자들이 가상 메이크업을 통해 로레알의 다양한 제품을 본인의 얼굴에 적용해 볼 수 있는데요. 직원의 상담이나 번거로운 시연 과정 없이도 나에게 잘 어울리는 최적의 제품을 간단하게 비교해 볼 수 있고, 제품을 스캔하면 상세한 제품 정보를 확인하는 기능도 제공하니, 직접적인 접촉을 원하지 않는 고객들에게 보다 최적화된 경험을 선사해줄 수 있는 것이죠.

#3 첨단기술이 집약된 무인 매장 – 아마존

<계산대에 설 필요없이 상품 구매를 완료하는 ‘아마존 고’>

소비자들이 가장 자주 찾는 유통 매장에서도 언택트 마케팅이 활발하게 도입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올해 초 일반에게도 공개한 ‘아마존 고(Amazon Go)’가 그 선두에 있는데요. 아마존 고는 점원이 존재하지 않는 무인 마트로, 스마트폰에서 앱을 내려 받고 매장에 들어가 상품을 고른 후 그대로 매장을 빠져나오면 연결된 신용카드로 비용이 자동 청구됩니다.

매장에 들어서서 나올 때까지 단 한번도 매장 직원을 마주할 필요가 없는 이 무인 매장의 운영 비결에는 컴퓨터 비전, 머신러닝, 센서퓨전 등 수많은 첨단 기술이 집약되어 있는데요. 이는 자율주행차 운행에 필요한 기술과 흡사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언택트 마케팅의 미래

언택트 마케팅은 대면 접촉을 피하고자 하는 고객의 정서적 불편함을 해소하는 데서 시작되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의 기술과 접목하여 더욱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상품의 결제 및 추천 정도가 가장 보편적이지만, 향후엔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해결하는 첨단 방안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고객을 이해하는 과정이 중요한데, 직접 대면하지 않고도 고객의 니즈를 해결하기 위해 폭 넓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활용하는 것이 언택트 마케팅의 열쇠가 될 것으로 해석됩니다. 서서히 마케팅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언택트 마케팅. 과연 미래의 시장 흐름까지 바꿀 수 있는 큰 흐름이 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