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하지 않아도 괜찮아”-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경험 마케팅
대부분의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에게 주택을 소유하는 것은 아득한 미래의 일로 느껴집니다. 과거 세대만큼 차량을 구매하는 데도 욕심을 내지 않죠. 밀레니얼 세대는 전반적으로 과거만큼 소유에 관심이 없으며, 소유보다는 경험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이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세대별 가치관의 변화는, 소비 패턴이나 경제 활동에도 자연스레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요. 오늘은 소유보다 경험을 중요시하는 밀레니얼 문화 트렌드를 깊이 들여다보고, 이에 대처하는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을 소개하겠습니다.
소유보다 경험, 가치 중심의 이동
밀레니얼 세대의 가치 중심이 소유에서 경험으로 이동하게 된 주요 원인으로 경기 불황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들은 경제 부흥기에 성장한 과거 세대와 달리, 1990년대 후반의 IMF 사태나 2008년의 글로벌 금융 위기를 직접 지켜보며 성장했습니다. 학자금 대출, 고용 불안정, 낮은 임금 상승률 등의 경제적 부담이 이들의 소비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온 것이죠.
한편, 종전에 없던 물질적 풍요가 그 원인이라는 정반대의 의견도 있습니다. 경제적 수준과 크게 상관 없이 마음만 먹으면 대부분의 사람이 스마트폰을 가질 수 있을 정도로, 물건을 구매하고 소유하는 것이 과거만큼 특별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대신 ‘희소성의 법칙’은 물건이 아닌 경험에 적용되어, 후자에 더욱 큰 가치를 두게 되는 것입니다.
나는 내가 경험한 것들의 총체
이와 같이 그 원인에 대한 분석은 다양하지만, ‘경험’에 대한 밀레니얼 세대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들에게는 좋은 주택이나 차량, 직업을 소유하는 것이 과거처럼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경험을 통해 얻은 아름답고 행복한 기억들이 삶을 더 풍요롭고 의미 있게 만든다고 생각하죠. 자신의 정체성이나 행복이 소유가 아닌 경험에서 온다는 인식은, 본인이 소유한 물건들로 자신을 과시하고자 했던 과거의 흐름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입니다.
행복은 소유에 있지 않다는 밀레니얼 세대의 인식 전환을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 해리스(Harris)가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77%가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기억은 특정한 경험으로 인해 만들어진다고 응답했습니다. 또한 69%의 응답자는 사랑하는 친구 및 가족과 함께 보내는 저녁 시간에 가치를 둔다고 답했습니다.
경험 마케팅의 부상
밀레니얼 세대는 실제로 경험에 더 많은 돈을 소비하고 있기도 합니다. 앞서 언급한 해리스의 동일한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78%의 밀레니얼 세대가 멋있는 물건보다 멋있는 경험에 돈을 지출하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또한 전체 소비에서 여행, 공연, 소셜 이벤트 등의 문화적 경험에 지출하는 비중이 1987년 이후 70% 가까이 성장했다고 합니다. 소유보다 경험을 중요시 하는 가치관의 변화가 소비 패턴의 변화로도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점차 더 많은 밀레니얼 세대가 경제활동인구로 접어들수록, ‘경험 경제’는 이들의 소비력 향상과 결합되어 훨씬 강한 동력을 얻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급적 많은 것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형성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기업들도 발빠르게 마케팅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데요. 2017년에 실시한 프리만(Freeman)의 한 리서치에서는 기업의 최고마케팅경영자(CMO) 3명 중 1명이 향후 5년 간 전체 예산의 21~50%를 경험 마케팅에 지출할 것이라 답한 바 있습니다.
제품이 아닌 경험에 집중하라
밀레니얼 세대에게 제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마케터라면 그 제품이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경험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 점을 잘 인식하고, 경험 마케팅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 사례를 소개합니다.
나이키: 즐거운 러닝 경험을 선물하다
나이키(Nike)는 즐거운 러닝 경험을 선사하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러닝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휴먼 레이스(Human Race)’를 비롯해 ‘위 런 서울(We Run Seoul)’, ‘우먼스 하프 마라톤’ 등 해마다 최고 수준의 러닝 이벤트를 개최해 왔는데요. 이들의 노력은 단순히 단발성 스포츠 이벤트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전문 트레이너 및 참가자들과 함께 훈련할 수 있는 ‘나이키+ 런 클럽(Nike+ Run Club)’이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2015년에 론칭한 이 서비스는 다양한 수준의 러너들에게 거리, 속도, 레벨 등 실력에 따른 맞춤형 러닝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달리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웹사이트를 통해 예약할 수 있고, 서울 주요 매장에 집합해 그룹별 달리기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매일 소셜미디어에서는 달리기의 즐거움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본인의 러닝 기록을 자랑하는 사진들이 꾸준히 게재되는데요. 단지 운동화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운동을 통한 잊을 수 없는 경험’에 집중한 나이키의 성공 전략은, 이렇듯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경험하고 기록하는 방식을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에어비앤비:숙박 그 이상의 여행 경험
이미 공유경제 기반의 숙박 플랫폼으로 큰 성공을 이룬 에어비앤비(Airbnb)는, 이제 여행 전반에 걸친 고객 경험에 관여하는 서비스 회사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바로 2016년 말에 출시된 ‘에어비앤비 트립(Airbnb Trip)’ 이야기입니다.
에어비앤비 ‘트립’은 호스팅의 범위를 기존의 숙박뿐 아니라 여행 경험으로까지 확장한 새로운 경험 여행 서비스입니다. ‘트립’ 호스트가 판매하는 상품은 지역의 소규모 라이브 공연, 소셜 다이닝 체험, 예술 및 역사 탐방 등 15개 이상의 다양한 카테고리로 나눠지는데요. 이 중에는 ‘사하라 사막에서 캠핑하며 베두인과 함께 살아보기’, ‘북극 여행하기’ 등 평생 쉽게 잊지 못할 강렬한 경험들도 포함되어 있죠.
에어비앤비 ‘트립’은 론칭 당시 전세계 12개 도시의 500개 상품으로 시작해 1년 만에 15배 이상의 성장을 보였으며, 한국에서도 서울, 부산, 제주 지역에서 다양한 ‘트립’ 상품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에어비앤비에 따르면 ‘트립’ 이용자의 91%가 만족도에 최고점을 줄 정도라고 하니, 앞으로도 경험 여행은 지속적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렌탈: 라이프 스타일에 ‘묘미’를 더하다
성공적인 경험 마케팅을 기획하는 것만으로는 절반의 성공에 그칠 수 있습니다. 소비자의 행동패턴을 분석해 지속적인 디지털 혁신을 이뤄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한데요. 어도비는 고객 경험과 운영 효율성의 혁신을 추구하는 다양한 솔루션을 기업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어도비 솔루션을 도입해 디지털 혁신을 꾀하고 있는 롯데렌탈의 사례를 통해 소개해드립니다.
롯데렌탈의**‘묘미(MYOMEE)’**는 라이프스타일 렌탈 플랫폼으로, 소유하기보다 공유하고 경험하는 것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출시되었습니다. 과거 렌탈 시장이 고가 제품을 장기 대여하는 형식에 국한되었다면, ‘묘미’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필요한 것을 빌릴 수 있도록 광범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롯데렌탈은 ‘묘미’ 플랫폼이 모바일 환경에서 성공하려면 고객에게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판단했는데요. 이에 경험 비즈니스를 추구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솔루션이 긴밀히 통합된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Adobe Experience Cloud)를 채택했습니다.
어도비 애널리틱스(Adobe Analytics)와 어도비 타깃 프리미엄(Adobe Target Premium)은 고객 인사이트를 도출해 기존 고객의 전환율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 솔루션을 활용해 멀티채널로 유입되는 고객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단일의 통합된 고객 프로필에 기반해 웹과 모바일에서 일관된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뿐 아니라, 충성도 높은 고객을 정의하고 이와 비슷한 행동을 보이는 유사고객을 파악함으로써 신규 고객 발굴에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를 통해 롯데렌탈은 개인화 경험을 향상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등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위와 같이, 밀레니얼 세대를 고객으로 둔 마케터라면 기업이 제공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비자가 원하는 특정한 경험과 잘 연결시키고, 고도화된 마케팅 분석 솔루션을 통해 효율성을 지속적으로 혁신하는 노력을 이어가야 할 것입니다. 지금 바로 우리 기업, 내 브랜드에 적용해볼 수 있는 경험 마케팅 전략을 고민해보는 게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