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브랜드의 디지털 혁신, 고객과의 교감에서 시작
번화가를 수놓은 유명 뷰티 브랜드의 로드샵들, 예전보다 방문하는 빈도가 조금은 줄지 않았나요? 많은 뷰티 브랜드는 로드샵이나 드럭스토어와 같은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판매전략을 세워 왔지만, 대다수 시장이 그러하듯, 소비가 일어나는 채널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바람에 발맞춰 뷰티 브랜드들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니즈를 파악하고 고객에게 개인화 경험을 제공하며 디지털 전략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뷰티 브랜드의 디지털화는 어떤 모습으로 이뤄지고 있을까요? 오늘은 뷰티 브랜드가 디지털이라는 이름의 옷으로 갈아입는 방법을 살펴봅니다.
뷰티 브랜드의 새로운 성장 DNA, “디지털”
업계 최초로 디지털 최고 책임자 직책(CDO, Chief Digital Officer)을 도입한 로레알 (동영상 출처:로레알 유튜브)
‘디지털’이라는 화두는 많은 브랜드에 숙제를 남겼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기도 했습니다. 세계 굴지의 뷰티 브랜드들은 디지털 마케팅의 영향력이 강해지면서 온라인 중심의 마케팅 활동을 활발히 진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로레알(L’Oréal)의 경우 지난 2010년 이후 채용한 디지털 전문가가 1,600명에 달하고, 디지털 관리자(Digital Officer)라는 직책을 도입해 디지털 중심의 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죠. 디지털 혁신이라는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마케팅 활동에 국한하지 않고, 경영 활동 전반을 개선해 조직 구성부터 상품 기획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중심으로 체질 변화를 진행한 것입니다.
뷰티 제품 전문 유통회사인 세포라(Sephora)는 오프라인 리테일 팀과 디지털 팀을 통합해 하나의 조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는 활동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나누지 않고 일련의 과정으로 인식하고 그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함인데요. 세포라는 온, 오프라인이 통합된 고객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고 이에 따라 고객들의 구매 과정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개인화된 구매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전 세계 뷰티 브랜드들은 강화된 디지털 전문 역량을 기반으로 고객을 관리할 뿐 아니라 보유하고 있는 고객의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 점점 다양해지고 방대해지는 고객의 개인화 요구에 부응하고 있습니다. 가령, 온라인 판매용 제품이나 맞춤형 솔루션 제품을 출시하는 등 고객의 요구에 맞춰 활동을 전개하는 것이지요.
소비자의 러브마크는 개인화 경험으로부터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디지털 기술과 마케팅 환경은 고객에게 더욱 개인화된 브랜드 경험을 가능케 합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고객은 구매 의사를 결정하는데 있어 전통미디어보다 소셜네트워크 혹은 온라인 미디어의 영향을 더 많이 받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뷰티 브랜드 역시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최신 기술을 결합한 디지털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출시한 메이블린 ‘마스터 컨투어(Master Contour)’의 튜토리얼 영상 (동영상 출처: 메이블린 뉴욕 유튜브)
메이블린(Maybelline)의 경우 고객의 디지털 활동에서 새로운 제품에 대한 힌트를 얻고 있습니다. 메이블린은 ‘마스터 컨투어(Master Contour)’라는 이름의 메이크업 라인을 론칭하기에 앞서 타깃 소비자가 어떤 제품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상품 기획 과정부터 빅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메이블린은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컨투어링(얼굴 윤곽을 살려주어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는 메이크업)’에 관심을 가지는 고객이 많다는 사실을 파악했는데요. 이를 통해 새로운 얼굴 윤곽 화장 라인으로 ‘마스터 컨투어’를 출시하고, 이를 보다 잘 사용할 수 있는 튜토리얼 영상을 선보였습니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포커스 그룹 인터뷰나 설문조사를 진행했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느 부분에서 제품에 대한 어려움을 느끼는지 파악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모으고 활용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게 된 것입니다.
제품의 사용 예시와 제품을 추천받을 수 있는 세포라의 챗봇 (동영상 출처: VentureBeat 유튜브)
뷰티 제품을 전문으로 유통하는 세포라(Sephora)는 고객의 구매 상황과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브랜드답게 마케팅 활동에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차용하고 있습니다. 세포라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고자 페이스북의 챗봇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는데요. 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사용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챗봇 기능에 AR(증강현실)을 접목해 고객의 얼굴에 적합한 제품을 권유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고객은 챗봇과의 대화를 통해 세포라가 유통하는 제품을 추천받고 해당 제품이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지 AR 기능을 통해 가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디지털을 느낀다! “옴니채널 전략”
뷰티 브랜드들의 ‘디지털 마케팅’ 활동은 온라인 뿐 아니라 오프라인까지 이어집니다. 온라인 광고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의 방문을 유도했던 이전과는 반대의 양상으로, 최근 많은 뷰티 브랜드가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온라인 서비스를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옴니 채널’ 형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쇼핑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스마트폰을 이용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인데,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이 자사의 매장 내 상품에 대해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한 브랜드는 세포라(Sephora)가 대표적입니다.
세포라의 온오프라인 서비스를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이미지 출처: 세포라 웹사이트)
세포라는 ‘세포라 투고(Sephora to-go)’라는 이름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는데, 오프라인에 입점해 있는 제품에 대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도 기존 온라인 사용 경험과 같이 손쉽게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정보를 얻도록 편의성을 제공했습니다. 또한 고객 스스로 제품 정보를 탐색할 수 있게 된 덕분에 청하지 않은 도움에 대해 매장 직원이 개입할 여지를 차단해 쇼핑에 더 편안함을 느끼게 했죠.
이러한 디지털 마케팅 전략은 온라인 매장 접속과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별개로 구분하지 않고 일관된 개인화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 여정에 따라 두 채널이 자연스럽게 상호 보완하면서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나와 비슷한 매력을 가진! ”인플루언서 활용 전략”
디지털은 고객들이 화장품을 구매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방법 역시 변화시켰습니다. 동영상 마케팅 컨설팅 회사인 픽서빌리티(Pixability)의 조사에 따르면, 유튜브의 뷰티 카테고리 내 조회 수가 높은 상위 200개의 콘텐츠 중 약 70%는 브랜드가 아닌 개인이 만든 튜토리얼 콘텐츠였습니다. 이처럼 이른바 “인플루언서”로 불리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소셜 미디어의 부상과 함께 고객의 여론을 이끄는 오피니언 리더가 된 것입니다.
로레알의 인플루언서 그룹인 ‘뷰티 스쿼드(Beauty Squad)’의 소개 영상 (동영상 출처: 로레알 유튜브)
고객은 브랜드의 광고 모델보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이면서 때로는 나와 같은 고객의 의견을 대변하는 인플루언서의 의견에 더욱 큰 공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점에 착안해 로레알은 뷰티 스쿼드(Beauty Squad)라는 이름의 인플루언서 그룹을 만들었는데요. 뷰티 분야에서 전문성과 유명세를 겸비한 이들은 로레알의 신제품과 주요 이벤트에 참석하면서 홍보대사의 역할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뷰티 팁과 정보를 제공하며 브랜드와 고객을 이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흐름에 대응하는 전 세계 뷰티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디지털 혁신에 대한 힌트를 고객에게서 찾는다는 것입니다. 디지털 마케팅을 판매 지원을 넘어 소비자들과의 교감, 즉 관계 형성에 활용하는 것이죠.
로레알(L’Oréal)의 최고 마케팅 책임자인 스테판 베루베(Stéphane Bérubé)는 마케팅 전문 매체인 마케팅위크(Marketing Week)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온라인 소비자와 오프라인 소비자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마케팅은 ‘별도의’ 디지털 정책을 세우는 것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디지털 혁신을 위해 다양한 시도가 도입되는 뷰티 시장, 과연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 앞으로 어떤 새로운 아이디어가 등장할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