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 서밋 2019: B2B 마케팅을 향한 새로운 시선, 어카운트 기반 경험

지난 해 어도비는 B2B 마케팅 솔루션 자동화 기업인 마케토(Marketo)를 인수했습니다. 이는 B2B나 B2C 어느 한 쪽에 국한되지 않고 일관적이고 개인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디지털 마케팅의 핵심 기술을 더 강화하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이번 어도비 서밋 2019(Adobe Summit 2019)에서 어도비의 CEO 샨타누 나라옌과 전 마케토 CEO이자 현 어도비 비즈니스 개발 수석 부사장인 스티브 루카스가 한 무대에 올라, 기업들이 참고할만한 인사이트를 나눴는데요. 마케토의 인수합병 이후 B2B에 있어 고객경험관리(CXM)의 미래는 어떤 식으로 구체화되고 있을까요?

B2B 사고방식의 전환 – “어카운트 기반 경험(ABX)”

B2B 마케터들에게 성공적인 고객경험관리란 기존의 CRM 사고방식을 탈피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CRM은 영업사원들을 위해 만들어진 마케팅 솔루션으로, B2B 고객사에 대한 그들의 의견이나 인식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이 정보들이 고객사가 ‘말해주는’ 것에 바탕을 두고 있어 본질적인 결함을 안고 있다는 것이죠. 스티브 루카스는 “앞으로 B2B 기업이 가야할 길은 고객사의 말이 아닌 행동에 기반을 두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제 B2B 마케터에게는 다른 종류의 데이터, 즉 고객이 누구인지, 어떤 내용을 읽었는지, 방문 빈도는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행동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전 고객 여정에 걸쳐 어떤 마케팅 캠페인이 고객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 말이죠. 그리고 ‘어카운트 기반 경험(Account-Based Experience, ABX)’이 그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B2B 마케터라면 ‘어카운트 기반 마케팅(Account-Based Marketing, ABM)’이라는 용어에 대해서는 이미 익숙할 것입니다. ABM은 구체적인 ‘어카운트’, 즉 대상 고객을 명확히 정의하고 그 기업의 관점에서 전략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것을 말하는데요. 85%의 마케터가 다른 마케팅 전략 대비 높은 ROI를 가져온다고 응답할 만큼, 유력한 잠재 고객에게 성공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B2B 전략으로 알려져 있죠. 따라서, 어카운트 기반 경험이란 B2B 고객사의 구매 담당팀을 발견하고, 이들과 관계를 맺고, 최적화된 경험을 전달하는 완전히 새로운 B2B 접근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특히 이번 서밋에서 어도비는 더욱 많은 B2B 기업이 성공적인 ABM을 추진할 수 있도록 마이크로소프트 및 링크드인(LinkedIn)과의 전략적인 파트너십도 발표했는데요. 이는 B2B 마케터들에게 의미하는 바가 큰 희소식이 될 것입니다. 주요 데이터 소스를 연계함으로써 더욱 풍부해진 고객 프로필을 통해, 앞으로 대상 고객을 보다 깊이 보다 효율적으로 실시간 파악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 기반으로 더욱 향상된 ABM 솔루션

한편 어도비는 최신 혁신을 통해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Adobe Experience Cloud)에 포함된 마케토 인게이지(Marketo Engage)의 ABM 솔루션에 AI를 통합했습니다. 이로써 ABM에 예측 모델링(predictive modeling)과 자동화 역량을 결합한 최초의 마케팅 인게이지먼트 솔루션이 탄생했습니다.

지금까지 ABM에 있어 대상 고객 리스트를 정리하는 업무는 많은 물리적 시간을 필요로 하는 벅찬 과제였는데요. 서밋 기간에 공개된 마케토 인게이지(Marketo Engage)의 새로운 ABM 기능인 ‘어카운트 프로파일링(Account Profiling)’을 통해, 세일즈팀과 마케팅팀은 적합한 어카운트 리스트를 손쉽게 구축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몇 주씩 걸렸던 어카운트 식별 작업이 이제는 인공지능을 통해 몇 초 만에 자동화되는 것이죠.

이 과정은 초보 마케터도 실행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간단한데요. 클릭 한 번으로 인터넷 상의 데이터 포인트를 활용해, 어떤 어카운트들을 주목해야 하는지 정리해줍니다. 또한 이렇게 식별된 어카운트가 매출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지 입증할 수 있도록, 예측 점수 등의 객관적인 지표로 보여줍니다.

이로써 세일즈 및 마케팅팀은 직관에 의존한 추측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에 기반한 정확한 고객 리스트를 구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절약된 시간과 리소스를 재분배하여 더 나은 기회와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됩니다. 이제 남은 단계는 타깃 어카운트를 활성화하고, 이들에게 적합한 ABM 캠페인을 고안하여 동일한 마케팅 플랫폼 내에서 적절하게 실행하는 것뿐입니다.

B2B 기업 엔비디아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B2B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사례로, 올해 어도비 서밋에서는 GPU 제조 업체에서 AI 컴퓨팅 분야의 리더로 거듭나고 있는 엔비디아(Nvidia)가 소개되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엔비디아의 디지털 마케팅 분야 최고책임자인 앨릭스 하트(Alix Hart)는 B2B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ABM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지 강조했습니다.

“엔비디아의 고객은 우리 시대의 아인슈타인 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입니다. 이들은 자율주행 차량을 설계하거나 악성 종양을 조기 진단하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하는 사람들로, 노벨 물리학상 또는 오스카상 기술 효과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죠. 그리고 엔비디아의 컴퓨팅 시스템은 이들이 몇 년 전만 해도 불가능했던 과제들을 해결하고 세상의 변화를 가속화시키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트는 이러한 유형의 고객에게 올바르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철학과 목적 의식을 가져야 하며, 기술과 시스템이 어떻게 그들의 업무를 향상시킬 수 있는지를 이해시키고 격려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B2B 고객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지능적이어야 하고, 고객의 목소리를 주의 깊게 들어, 이들의 산업군이나 직무와 연관성이 높은 적절한 콘텐츠로 대응”해야 하는 것이죠.

엔비디아의 상황을 반전시킨 세 가지 비결도 공유되었는데요. 첫째, 엔비디아는 디지털 상의 데이터와 제품 내 데이터를 모두 포함해, 고객 데이터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이메일 템플릿까지 고객 여정(customer journey) 전 단계를 점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사이언스 팀과 함께 리드 스코어링(lead scoring) 모델을 개선하고 예측 스코어링(predictive scoring) 기능도 도입했습니다. 하트에 의하면 엔비디아는 특히 소비자 여정의 중간 지점에 있는 고객을 위한 마케팅 프로그램에 집중했다고 합니다. 그들이 업계의 혁신을 공유하고, 세미나와 교육에 초대하며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싶은 고객이 주로 고객 여정의 중간 지점에 있었기 때문이죠.

셋째, 엔비디아의 마케팅 부서는 세일즈 팀과 분리되어 일하지 않고 서로 긴밀히 협력하며 새로운 모델을 점검하고 피드백을 얻습니다. 기존에는 엔비디아의 소셜 모니터링이 고객의 감정을 부정확하게 예측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앞서 언급한 악성 종양 조기 진단(early tumor detection) 기술의 경우, 이를 언급한 사람들의 소셜 포스트는 긍정적으로 분류되어야 하는데, 종양(tumor)이라는 단어 때문에 부정적인 감정으로 카테고리화 되었던 것이죠.

엔비디아의 마케터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AI 연구팀과 협력해 새로운 알고리즘을 제작하여 모니터링 정확도를 80% 이상으로 향상시켰습니다. 또한, 고객 세그먼트별 스코어카드를 제작해 고객 여정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인게이지먼트 정도를 파악하여, 이들에게 제공해야 할 콘텐츠를 빠르게 최적화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엔비디아의 목표는 열성적인 게이머부터 AI 연구자에 이르는 다양한 고객층을 지능적으로 연결하고 관여시켜, 기존 고객의 바탕 위에 새로운 고객 관계를 창출하는 것이었는데요. 하트는 그 핵심이 “고객 데이터를 취합하여 통합된 관점으로 고객을 이해함으로써, 그들에게 의미있는 경험과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데 있었다고 마무리했습니다.

위와 같이 ‘경험 최우선주의’는 B2C 기업과 B2B 기업을 막론하고 확산되고 있는데요. 샨타누 나라옌 CEO의 조언을 마지막으로 이 글을 마칩니다.

“기업에게 디지털은 순풍이 될 수도, 역풍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여러분의 몫이며, 이를 순풍으로 받아들인다면 여러분은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세계 최대의 고객 경험 컨퍼런스인 어도비 서밋 2019(Adobe Summit 2019)이 지난 3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었습니다. 고객경험관리의 미래를 선도하는 어도비가 서밋에서 소개한 다양한 뉴스와 혁신 사례를 어도비 블로그에서 계속 만나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