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의 새로운 드로잉 및 페인팅 앱 ‘어도비 프레스코’를 활용하는 4가지 방법

이 글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일러스트 작가이자 KyleBrush.com을 운영하고 있는 카일 웹스터(Kyle T. Webster)와 함께 합니다.

몇 년 전, 저는 어도비의 새로운 드로잉 프로그램인 어도비 프레스코(Adobe Fresco)를 개발하기 위해 아티스트, 일러스트레이터, 그리고 디지털 브러시 제작자로서 어도비 팀에 합류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어도비 프레스코의 출시를 맞이한 지금, 저는 아티스트로서 여러분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떻게 특별한 작품을 만들 수 있는지를 기쁜 마음으로 소개합니다.

이제 프레스코를 아이패드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Adobe Creative Cloud)를 구독하고 있다면 지금 바로 프레스코를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구독자가 아니라면 단독으로 앱을 구매할 수 있고(6개월 무료 이용), 일부 전문가 기능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능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무료 버전도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어도비 프레스코의 강점은 바로 다양한 브러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프레스코에서는 선명하고 깨끗한 벡터 브러시부터 기존의 포토샵 브러시, 오일이나 수채화로 그림을 그리는 듯한 라이브 브러시까지 다양한 브러시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아래 4개의 작품을 통해 각각의 브러시로 할 수 있는 작업을 살펴보겠습니다.

오일 브러시

이 작품은 알라 프리마(alla prima) 또는 ‘웨트 온 웨트(wet-on-wet)’라고 불리는 기법을 사용했는데요. 이름이 말해주듯이, 이 기법은 아직 젖어 있는 페인트 위에 또 다른 페인트를 칠하는 기법입니다. 이렇게 하면 색상이 서로 자연스럽게 혼합되어 흥미로운 결과물이 만들어집니다.

프레스코의 개발자들은 오일 페인트의 작용 방식, 건조 방식 및 재료의 상호작용 방식을 자세히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프레스코에서도 실제 오일 페인트로 작업하는 것처럼 알라 프리마 기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프레스코에서는 작업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한 번의 동작으로 실행 취소도 가능합니다)

알라 프리마 기법의 반대는 글레이징(glazing) 기법입니다. 얇은 오일 페인트층을 칠한 후, 건조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새로운 층을 칠하는 기법이죠. 서로 다른 색의 오일 페인트가 섞이지 않도록 칠하거나 투명한 방식으로 작업하고 싶은 경우에 적합한데요. 프레스코에서는 더욱 편리하게 글레이징 기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페인트가 마를 때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새로운 디지털 레이어를 추가해 새로운 색상으로 작업해보세요. 색상 혼합을 원한다면 레이어를 병합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방금 색을 혼합한 것처럼 색상이 자연스럽게 섞이게 됩니다.

저는 작품 속 발레리나가 배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기를 바랐고, 프레스코를 통해 이를 구현해냈습니다. 배경과 그녀의 몸을 각각 채색한 후, 브러시를 사용해 배경에 사용된 분홍색을 그녀의 손 위에 덧칠했습니다. 그녀의 손과 발, 신발에 적용된 이 기법은 발레리나가 작품의 후경에서 점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죠.

이 작품은 프레스코가 구현해낼 수 있는 심도와 텍스처도 잘 보여줍니다. 작품 속 발레리나의 손에서 소량의 페인트로 캔버스를 가볍게 칠할 때 나타나는 질감을 확인해보세요.

많은 양의 페인트를 사용하면 위와 같이 릿지(ridges)와 브러시 자국이 생겨 그림이 한층 더 자연스러워지고 깊어집니다.

수채화 브러시

예술가마다 수채화의 표현 방식은 천차만별입니다. 저는 페인트가 중심부에서 주변부까지 자연스럽게 퍼지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로 인해 의도하지 않은 아름다운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색이 자연스럽게 혼합되면서 단 하나뿐인 작품이 완성되는 건데요. 그러나 일부 아티스트들은 수채화 작업을 할 때 마음대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아 좌절하기도 합니다.

프레스코는 수채화의 장점만을 제공합니다. 실제 수채화 물감처럼 페인트가 퍼지고 섞이지만,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페인트 일부분을 지우거나 실행을 취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탭 한 번으로 페인트가 더 이상 섞이지 않도록 할 수도 있고, 심지어는 도형을 그리고 도형 밖으로 벗어나지 않도록 채색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 작품의 하늘 부분은 꽃처럼 번진 듯이 표현되어 있는데요. 하늘 부분에 색을 입힌 후, 페인트 없이 오직 물만으로 작품의 오른쪽을 칠했습니다. 대지 위의 건조한 부분으로 점차 물이 퍼지면서 밝은 대지가 자연스럽게 어두운 부분과 혼합되는 것이죠.

제가 좋아하는 또 다른 수채화 기법은 두 가지 색상을 자연스럽게 혼합하는 ‘섞인 칠 기법(variegated wash)’입니다. 어부의 머리를 보면 모자 밑바닥 색이 얼굴의 그림자와 어우러지면서 서서히 피부색으로 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채화를 시도하다가 좌절한 경험이 있다면 프레스코를 사용해보세요. 수채화가 주는 우연한 놀라움을 경험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포토샵 브러시

프레스코에서 어도비 포토샵(Adobe Photoshop)으로 만든 수십만 개의 다양한 브러시를 사용해보세요. 기존에는 제가 운영하는 KyleBrush.com에서만 이용 가능했던 수천 개의 포토샵 브러시를 지난 몇 년 동안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는데요. 아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브러시들이죠. 여기에는 크레용이나 잉크 펜과 같은 간단한 도구들을 재현하는 픽셀 브러시도 있고, 나뭇잎을 그리거나 하프 톤(half-tone) 효과를 적용하는 것처럼 수작업으로는 몇 시간이 걸리는 효과를 표현해주는 브러시도 있습니다. 특히 픽셀 브러시를 활용하면 실제로는 불가능한 재료와 기법들의 결합이 가능합니다.

호수와 공룡을 표현한 위 작품이 하나의 예시입니다. 반짝이는 가장자리는 아크릴 페인트 브러시를, 얼룩덜룩한 피부 표현은 분홍색, 초록색, 보라색 파스텔을 조합하여 표현했습니다. 파스텔과 아크릴을 혼합하는 것이 실제로는 불가능할지 몰라도 프레스코에서는 가능합니다.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을 재료는 무엇이든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포토샵의 레이어 혼합 모드를 사용해 자연적으로는 만들기 어려운 미묘한 효과를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작품 속 따뜻한 느낌의 하늘을 예시로 보겠습니다. 푸른 하늘을 표현한 뒤, 레이어를 추가해 노란색과 주황색 라운드 브러시로 태양을 표현했습니다. 이 레이어를 복제하고, 레이어 혼합 모드에서 오버레이(Overlay)를 적용했습니다. 이 모드는 레이어 아래에 있는 모든 색을 레이어 위의 색조로 덧칠하는 효과를 주는데요. 이러한 효과를 자연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 겁니다.

벡터 브러시

벡터 브러시는 제가 좋아하는 몇 가지 특징들을 가진 브러시입니다. 그 특징들은 위 작품에서도 잘 드러나 있죠.

첫 번째, 무한한 확대가 가능합니다. 이 이미지는 매우 작은 파일이지만 건물 한 면 크기만큼 확대해 인쇄할 수 있습니다. 화질이 나빠지거나 손상되는 일 없이 지금 여기서 확인하는 바와 똑같을 것입니다.

두 번째, 완벽하리만큼 선명합니다. 가끔은 위의 발레리나 이미지처럼 색이 혼합되길 원할 때도 있지만, 또 가끔은 이 작품처럼 색이 섞이지 않기를 바랄 때도 있을 것입니다. 벡터 이미지로는 두 가지 모두 쉽게 표현이 가능합니다. 위 작품에서도 기본적인 선 그리기 작업에는 벡터 브러시를 이용했지만, 채색할 때는 브러시조차 거의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페인트 통 도구만을 사용했죠. 어떤 모양이든 정확하게 색을 채워 넣을 수 있었습니다. 마치 마법처럼.

손에 떨림이 있거나, 손으로 그린 그림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스무딩(smoothing) 기능을 사용해보세요. 직선과 곡선이 더 완벽하고 정확해집니다.

벡터가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Adobe illustrator)의 기초가 되는 만큼, 프레스코에서 만든 이미지를 일러스트레이터에서 열어 더 많은 작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저는 프레스코의 출시를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어도비는 향후 공개될 더 많은 기능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최고의 앱을 만들기 위해 일러스트레이션 커뮤니티의 도움과 참여를 받고 있습니다.

단연코 프레스코는 많은 아티스트들에게 사랑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아티스트로서 어린이들을 비롯해 예술가와 거리가 먼 평범한 사람들이 프레스코를 사용해보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프레스코는 초보자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재료들을 경험하게 해줍니다. 다양한 종류의 재료와 기법을 시도해보고, 손쉽게 실행을 취소할 수도 있죠. 앞으로 프레스코와 함께 더 많은 사람이 드로잉의 기쁨을 발견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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