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의 개성을 살리는 반려동물 사진작가 그레이스 천

작성자: 찰스 퍼디(Charles Purdy)

반려동물 사진작가 그레이스 천(Grace Chon)의 사진집 _퍼피 스타일드(Puppy Styled)_에는 반려견의 미용 전후 모습이 담긴 사랑스러운 사진들이 실려 있습니다. 이 사진집은 이미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은 사진들을 엮은 것으로, 반려견의 개성을 그대로 살리는 일본식 반려견 미용을 받기 전과 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반려동물 사진작가 그레이스는 반려견이 가진 고유의 개성을 살리고자 하는 일본식 반려견 미용을 접한 순간 바로 매료되었습니다. 그레이스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품종에 따라 미용 스타일을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정 품종의 특성을 부각시키거나 특정 결함을 숨기기 위해 털을 깎기도 합니다. 실제로 도그쇼에 등장하는 미국과 유럽 반려견들의 털이 품종에 따라 독특한 스타일로 손질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반려견의 품종이 아닌, 각자의 개성을 부각시키는 데 중점을 둡니다. 기발한 스타일로 고유의 개성을 살리는 것이죠”라고 설명합니다.

그레이스의 사진집 퍼피 스타일드에서 발췌한 반려견 미용 전후 사진

이러한 점은 피사체의 개성을 사진에 고스란히 담아내는 그레이스의 사진 촬영 방식과 매우 흡사합니다. 그레이스는 처음 일본식 반려견 미용을 접했을 때 이를 부각시키는 사진을 시리즈로 촬영해야겠다고 결심했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_헤어리(Hairy)_입니다. _코스모폴리탄_과 웨더 채널과 같은 다양한 발행물에 실리며 많은 이들로부터 상당한 인기를 끌었습니다. 대중들의 큰 호응을 예견한 출판업체의 제안으로, 그레이스는 수십 마리의 사랑스러운 반려견의 미용 전후 모습을 촬영하게 되었습니다.

2016년 시리즈 헤어리 에 실린 반려견의 미용 전후 사진

“미용 전과 후의 반려견 모습을 보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제 반려견은 미용을 받지는 않지만 목욕만 해도 너무 행복해합니다.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어지럽히기도 하고, 놀아달라고 앉는 자세를 취하며 마냥 즐거워하죠. 사람들이 헤어스타일을 바꾸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볼 수 있겠죠.”

사진작가가 된 계기

그레이스는 2008년 반려동물 촬영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그레이스는 광고회사에서 아트 디렉터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심한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렸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간이 날 때마다 즐겁고 창의적인 일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주말에는 유기견들의 입양을 돕기 위해 유기견 사진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그녀에게 반려동물 사진 촬영을 의뢰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기업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습니다. 취미로 시작한 이 일에 뛰어든지 9개월에 접어들었을 때 그녀는 결국 아트 디렉터 일을 그만두고 동물 사진작가로 전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현재는 상업용 촬영과 퍼피 스타일드 같은 개인 프로젝트용 촬영을 고루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다스-시나이 메디컬 센터(Cedars Sinai Medical Center)의 의뢰로 촬영한 병원 자원봉사자 및 치료견의 모습

반려동물 프로젝트

그레이스는 자신을 사진작가 겸 애견 트레이너라고 소개합니다. “상업 광고를 촬영할 때는 보통 애견 트레이너와 함께합니다. 그러나 제가 반려동물 촬영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사진작가 겸 애견 트레이너, 그리고 아트 디렉터까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이 반려동물 사진작가로 우뚝 선 지금의 그녀를 만들었습니다.

“집에서 반려견을 촬영할 때 저는 주로 긍정 훈련을 통해 반려견의 관심을 유도합니다. 예를 들어, 반려견이 좋아하는 간식을 이용해 간단한 놀이 훈련을 합니다. 간식은 사진 촬영 시 반려견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데 좋은 매개체 역할을 합니다. 반려견이 앉아서 저를 바라보면 간식을 줍니다. 저는 이를 “모델 놀이”라고 부르죠. 이 놀이를 반복하다 보면 반려견은 자연스럽게 앉는 연습을 하게 되고, 이는 촬영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반려견의 개성을 살리는 일본식 반려견 미용 전후 사진

그레이스는 간식뿐만 아니라 소리가 나는 다양한 도구를 이용해 반려견의 관심을 유도합니다. “반려견은 소리에 금방 적응하므로 다양한 소리를 적절히 혼합해서 들려주어야 합니다. 유별난 소리가 나는 장난감일지라도 단 5분만 지나면 그 효과가 떨어집니다. 따라서 다양한 소리가 필요합니다. 제가 직접 오리 소리를 내서 들려주기도 하고, 유튜브 영상을 통해 고양이 울음소리를 들려주기도 합니다. 모두 반려견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죠.”

개성을 더욱 돋보이게

그레이스는 처음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지금까지 20년에 걸쳐 어도비 포토샵(Adobe Photoshop)을 사용해 왔습니다. “_퍼피 스타일드_에 실릴 반려견 사진을 촬영할 때는 주어진 시간이 매우 촉박했기에 배경을 바꿀 틈조차 없었습니다. 추후 포토샵을 사용해 다양한 배경을 추가했습니다. 또한 대체적으로 작업이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반려견을 촬영할 때 여기저기 날리는 털로 인해 곤욕을 치르곤 하는데, 포토샵을 사용해 사진을 깔끔하게 편집할 수 있습니다.”

그레이스는 ‘전문 모델’이 아닌 반려견을 촬영한 사진을 작업할 때 피사체에 대한 여러 이미지를 합성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다음과 같이 덧붙입니다. “_퍼피 스타일드_의 경우 대부분 반려견이 번쩍이는 플래시 조명 아래에서 촬영하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일부 반려견은 다소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죠. 그렇다 보니 촬영이 쉽지 않았습니다.”

어도비 포토샵을 사용하여 피사체의 자연스러운 표현을 강조한 사진

그레이스는 포토샵을 사용하여 반려견 피사체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강조합니다. 이처럼 포토샵은 그레이스의 사진 작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녀는 “포토샵을 통해 반려견 고유의 표정을 살리려 노력합니다. 이를 위해 닷지 툴을 사용하거나 명암을 주고, 얼굴을 다차원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저의 모든 사진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 탄생합니다. 제 사진을 본 대부분 사람이 포토샵이 얼마나 사용되었는지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미묘한 차이가 나지만, 이는 제 사진 결과물의 품질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퍼피 스타일드 또한 포토샵의 힘을 빌려 탄생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반려견의 미용 후 실제 모습을 3차원으로 표현하여 털이 복슬복슬하게 보이도록 만들거나, 밋밋해 보이지 않도록 명암을 주기도 합니다.”

그레이스의 더 많은 작품을 만나보려면 _퍼피 스타일드_를 방문하거나 인스타그램에서 그레이스를 팔로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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