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드 사파바크시의 미니멀리즘
거대 석류 열매 앞에 작은 남자가 서 있고, 거대한 과일은 두 번 쳐다볼 가치도 없다는 듯 그의 머리는 하늘을 향하고 있습니다. 이 이미지는 포토그래퍼 밀라드 사파바크시(Milad Safabakhsh)의 황홀감을 자아내는 작품에 등장하는 환상적이고 기이한 이미지 중 하나입니다.
사파바크시는 6년 전 “우연한 계기로” 사진을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대학에서는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휴대폰 카메라로 이것저것을 촬영하는데 재미를 붙였고 자신이 촬영한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려 사람들과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미니멀리즘 취향의 이미지를 어느 페이스북 페이지에 출품했는데 그 중 하나가 소개된 바 있습니다. 또 다른 페이스북 포토그래피 페이지가 사파바크시의 한 이미지를 이번 주의 이미지로 선정했고 이때부터 그는 포토그래피에 조금 더 진지하게 접근하게 되었습니다.
전업으로 사진 촬영을 시작한 지 2년이 지났을 때, 자신의 작품에 포토몽타주 기법을 접목하는 작업에 심취하기 시작했는데 그는 이 기법이 “항상 나와 함께 해왔던 내면의 세계”를 공유할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합성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사파바크시는 자신이 원하는 시각적 비전이 필요할 때면 새로운 사진들을 촬영하고 그중에서 합성에 사용할 이미지를 선별합니다.
사파바크시는 스스로를 “과학과 그 너머의 세계를 흠모하는 아티스트”라고 선언합니다. 그는 특히 양자 물리학에 관심이 많고, 첫 번째 시리즈인 “빈 공간(The Space in-between)”은 우주가 빅뱅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형성되었다고 주장하는 홀로그래피 우주 이론을 표현한 것입니다.
사파바크시는 자신이 촬영한 이미지는 모두 저마다의 배경 스토리가 있다고 전합니다. 예를 들어 거대한 석류 합성 이미지는 이란의 겨울 동지를 축하하는 전통 명절인 얄다(Yalda)를 상징하는 것으로, 얄다는 이란에서 한 해 중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날에 잡귀를 쫓기 위해 석류를 눈에 띄는 곳에 두는 전통 명절입니다. (석류는 불멸과 번영 등 많은 것을 의미합니다.)
“의식불명(Comatose)”(아래) 이미지는 동일한 이름의 연작 중 하나로, 사파바크시가 의식불명 상태를 체험한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는 등 다양한 조사를 거쳐 완성된 작품입니다. 그는 보고된 사례 중 90%가 “의식불명의 상태에서 터널 안으로 들어가 빛이 있는 곳까지 걸어가게 되고, 끝에서 이승에 머물지 또는 이승을 떠나 저세상으로 갈지를 선택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사파바크시의 작품에서 끊임없이 등장하는 주제는 초현실적인 지면에 외롭게 서 있는 한 사람 또는 여러 사람입니다. “한 명의 사람은 의사결정을 내릴 때 우리 모두는 혼자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합니다. 과거 흑백 이미지만 작업하곤 했지만, 최근 컬러 이미지로 전환했고 그는 이러한 변화를 긍정적인 무의식의 발전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파바크시는 모든 편집 작업에 어도비 포토샵을 사용합니다. 그가 즐겨 사용하는 플러그인은 카메라 로우(Camera Raw)입니다. 그는 “포토샵에서 가장 뛰어난 기능 중 하나는 레이어를 만들고 마스크를 적용하는 기능”이라면서 마스크 작업을 통해 “현실 밖의 공간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라고 포토샵의 마스크 적용 기능을 높이 평가합니다. 작가의 의도에 따라, 각 합성 이미지에는 작은 조약돌부터 웅장한 경관에 이르기까지 4~50장의 사진이 포함됩니다. 제작 시간은 최소 5시간에서 많게는 틈틈이 이미지를 완성하기까지 수개월의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사파바크시가 가장 많은 영감을 받은 포토그래퍼로 지목한 사름은 제리 율스만(Jerry Uelsmann)과 마이클 케나(Michael Kenna)지만, 그 역시 2016년 9월부터 시작한 간행물을 통해 다른 포토그래퍼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사파바크시는 격월 간행물인 _미니멀리즘 매거진(Minimalism Magazine)_의 창간호를 이란의 키르만 주에 있는 자택에서 직접 발행했습니다. 이 잡지가 성공하자 그는 사무실로 이전했고, 여기서도 왕성하게 현재의 초현실적인 모험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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