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기회를 만들어가는 우미영 대표

2020년 8월, 어도비코리아의 새로운 대표이사로 임명된 우미영(Mary Woo)은 28년 이상 소프트웨어 및 IT업계에 종사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클라우드 혁신과 비즈니스 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커리어는 항상 평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근무 환경이 열악한 스타트업에서 일했으며, 여러 직무를 거부당하기도 했고, 남성 중심의 직종에 종사하며 직장 내 승진을 자진해 포기하는 등 수많은 일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통해 그녀는 값진 교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최고의 기회는 스스로 만들어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부터 그녀가 전하는 커리어 여정에 대한 이야기를 공개합니다.

어도비 입사 전, 대표님의 경력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첫 커리어는 대학 친구들과 함께 한 스타트업에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8년 만에 한국을 포함한 많은 아시아 국가를 강타한 경제 위기로 거의 파산할 지경에 이르렀죠.

이처럼 위험이 도사리는 스타트업에서 벗어나고자 저는 대기업에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력서를 작성하다 보니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스타트업에 저는 PR부터 마케팅, 개발, 판매, 그리고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거든요. 저 나름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고 생각했는데, 지원한 회사에서 어떤 답변도 받지 못했어요. 나중에 인사팀에 연락해서 이유를 물어봤는데 제 전문 분야가 명확하지 않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저는 그 말에 충격을 받았죠. 이전까지 전문 분야가 필요할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대기업에서 저에게 맞는 역할을 찾지 못해 결국 저는 다른 스타트업에 입사했습니다. 회사를 성장시키는 데 매진하면서 저는 저만의 전문 분야를 찾기 위해 노력했죠. 그리고 저는 영업 분야에 집중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이후 CEO와 이와 같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분들도 제 뜻을 존중해주셨습니다.

당시 영업사원들은 모두 남성이었는데, 저는 그들의 업무 방식에서 뭔가 부족한 점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동료들보다 뒤늦게 영업 부서에 합류했기 때문에 업계 인맥도 없어 고객을 확보하기가 매우 어려웠어요. 그만큼 저를 차별화할 전략이 필요했죠. 먼저 저는 기술 서적을 구매해서 한국 시장에 적합한 내용을 번역했습니다. 그리고 솔루션에 부족한 기술 정보 부분을 업데이트해 영업 자료를 수정했죠. 이러한 노력 끝에 마침내 저는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고, 3년 동안 무려 2,800명의 고객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저는 시트릭스(Citrix), 델(Dell),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현재 어도비와 같은 대기업에 입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직무라도 제가 할 수 있다면 저 스스로를 추천하기도 했습니다. 첫 지사장 역할도 그렇게 맡게 되었죠. 만약 제가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기회가 생기면 주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어도비에 합류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변화하는 세계에서 저는 고객의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또한 이 전략의 핵심은 우리 고객의 고객을 이해하는 것이죠. 몇몇 회사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던 중 어도비가 바로 그런 회사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도비는 고객이 그들 스스로 혁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고객을 위한 디지털 혁신의 길을 열어주는 기업입니다.

여성 리더로서 커리어를 쌓는데 가장 큰 장벽은 무엇이었나요?

저는 커리어를 쌓는 동안 수많은 장벽에 부딪혀왔습니다. 한국 사회에는 여성의 승진을 가로막는 유리천장이 꽤 오랫동안 존재해왔거든요. 임원급 여성 비율은 5%도 채 되지 않죠.

하지만 유리천장이 제 안에도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시트릭스에서 저는 영업사원으로서 상당한 성공을 거뒀고, 6개월 만에 지사장 대행 업무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지사장을 뽑을 때까지 대리인으로서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었죠. 저는 채용 담당자와 함께 적임자를 찾으면서도 막상 제 자신을 추천할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다국적 기업에서 저와 같은 사람을 지사장으로 선임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죠. 또 스트레스가 많은 관리직이 저에게 맞을지 확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채용 담당자가 일이 잘 맞으면 상사에게 대행 기간을 늘려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어떤지 제안했습니다. 제가 ‘그게 가능하냐’고 되물었더니 ‘당연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상사에게 제안서와 함께 대행 기간 중 달성할 목표를 전달했습니다. 그 목표를 달성한 후, 마침내 지사장직을 제안받았죠.

남성 중심의 직업 환경에서 일하게 될 젊은 여성들을 위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그 강점을 중심으로 역량을 키우세요. 강점은 여러분이 업무를 수행하는데 훌륭한 기반이 되어줄 겁니다. 세계가 점점 더 온라인으로 변화함에 따라 의사소통 능력 역시 중요해질 것입니다.

어도비 밖에 다른 취미가 있으신가요?

저는 자연을 사랑합니다. 친구, 가족과 함께 하이킹 또는 사이클링을 즐기고 작은 밭을 가꾸는 게 취미예요. 어도비에 입사하기 전부터 집필했던 ‘나를 믿고 일한다는 것’이라는 책이 작년 11월에 출간됐습니다. 나를 비롯해 우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