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부터 썸네일까지 다방면으로 활용 가능한 한글 폰트팩 출시

글꼴은 디자인에서 한 끗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글꼴을 바꾸면 디자인 전체의 분위기가 바뀌기도 하죠. 그만큼 글꼴이 주는 시각적인 매력은 특별합니다. 어도비가 크리에이티브 작업에 영감을 불어넣기 위해 어도비 폰트(Adobe Fonts) 라이브러리의 수천 개 이상의 글꼴을 선별해 만든 5개의 글꼴 컬렉션을 출시했습니다. 썸네일, 영상 자막 등 다양한 디자인 프로젝트에 활용할 수 있는 폰트 팩을 소개합니다.

1. 산세리프 섞어짜기 팩

한글 타이포그래피는 여러 문자를 섞어 쓴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한자나 라틴 문자와 함께 숫자, 문장부호, 띄어쓰기도 다른 문자 체계에서 가져온 것으로 한글과 맞춰 쓰게 된 지 100년도 되지 않았죠. 폰트는 점점 거대한 다국어 패밀리를 이루며 많은 사람이 함께 쓰는 도구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산세리프 섞어짜기 팩에서는 본격적인 다국어 타이포그래피의 문을 연 본고딕을 소개합니다. 본고딕은 한·중·일을 통합하는 Noto Sans CJK KR과 라틴 문자에 걸맞은 Noto Sans의 섞어짜기를 포함합니다.

*노토 산스(Noto Sans): 구글의 노토 범 유니코드(pan-Unicode) 서체 모음 중 하나로서 구글이 본고딕을 부르는 명칭

같은 한자라도 한국, 일본, 중국은 때때로 다른 글자를 사용하는데요. 그럴 때 Noto Sans CJK KR은 안심하고 쓸 수 있습니다.

Noto Sans와 Noto Sans CJK의 라틴 문자 디자인은 서로 다릅니다. 이는 각 문자의 태생적 환경을 세심하게 배려한 결과죠. 그러나 디자인의 목적에 따라 얼마든지 섞어서 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양한 서구권 언어를 담아야 하거나, 이탤릭체 같은 라틴 문자 스타일이 필요하다면 Noto Sans를 사용하면 됩니다. Noto Sans는 오픈타입 피처와 방대한 라틴 문자권 언어(영미권뿐 아니라 서유럽, 북유럽, 동유럽까지)를 지원합니다.

또한 Noto Sans에 담긴 오픈타입 피처를 사용하면 쉽고 빠르게 전문적인 조판을 할 수 있습니다. 분수를 예를 든다면, ‘이분의 일’은 1/2로 조판해도 되지만 전문가는 다른 방법을 사용합니다. ‘일과 이분의 일’도 표기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그대로 쓰면 11/2이 되어버립니다. 일반적으로 오픈 타입 피처를 지닌 라틴 폰트는 이름 끝에 Pro를 붙입니다. 물론 Pro라도 지니고 있는 피처의 종류는 다르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어도비 폰트는 각 폰트의 페이지에 피처를 상징하는 아이콘을 만들어 유저의 빠른 이해와 선택에 도움을 줍니다. 이런 어려움을 손쉽게 해결하려 오픈타입 피처가 나온 지도 25년이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오픈타입 피처를 지원하는 한글 폰트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2. 세리프 섞어짜기 팩

제목이나 힘을 주고 싶은 짤막한 글에는 가로획과 세로획의 굵기 대비가 큰 폰트가 어울립니다. 굵기 대비가 클수록 돋보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돋보이게 만든 폰트를 제목용, 디스플레이용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돋보이는 만큼 피로도도 쌓이니 적당히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제목용은 더욱 담백한 모양새의 본문용과 짝을 지어 움직일 때가 있습니다. 힘 조절을 하는 것이죠.

한글 세리프체와 섞어 쓸 라틴 세리프체를 고르는 것은 재미있지만 어렵습니다. 세리프체는 그 문자의 오랜 손글씨 유산을 지니기 때문에 여러 나라의 세리프체를 섞어 쓰면 아무래도 이질감이 들기 마련입니다. 물론 최근에는 여러 문자를 조화롭게 디자인한 다국어 폰트가 많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한편 다른 문자끼리의 부조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관점도 있습니다. 억지로 맞추는 것이 더욱 부자연스럽다는 것이지요. 또한 의도적으로 이질적인 폰트를 섞어 쓰는 유희적 타이포그래피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서로 다른 문자를 조화롭게 맞추는 의도는 읽기의 피로도에 민감한 본문용에서, 적당한 이질감이나 유희적 괴리감을 즐기는 의도는 재미와 돋보임에 민감한 제목용에서 나타납니다.

타이포그래피가 어렵다면 아마도 그 유구한 역사 때문일 겁니다. 마찬가지로 타이포그래피가 재밌다면 그 또한 역사 때문이겠죠.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담겨 있으니까요.

3. 스티커 팩

디자이너뿐 아니라 마케터, 에디터나 학생, 일반인까지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스티커 패키지를 소개합니다. 낱말이나 짧은 문구가 개성 넘치는 폰트를 만나 강한 인상을 뿜어냅니다.

요즘은 온라인 주문으로 스티커를 손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영상의 썸네일이나 밈(meme)의 소스로도 활용하며 모션 그래픽으로 확장하여 예술성을 뽐내기도 합니다. 특히 노트북에 붙여 놓으면, 과제와 작업의 흥을 돋우고 잠재력을 끌어올려 주는 부적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스티커는 뭐라도 붙이고 싶은 ‘본능’을 자극해 익숙한 물건이나 무미건조한 일상을 낯설게 만들어 소소한 새로움을 가져다줍니다. 어쩌면 이는 선사시대 벽화부터 시작하는 그래픽의 역사를 지탱해 온 원초적 표현 욕구와 맞닿아 있을지도 모릅니다.

4. 마음 팩

가족이나 친구, 동료에게 감사나 축하의 마음을 정성껏 전하고 싶거나 응원하고 싶을 때, 이모티콘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편지를 쓰게 되죠. 종이에 펜으로 또박또박 눌러 쓴 편지는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마음을 촉촉하게 해주죠. 우체국 덕분에 여전히 우리는 마음을 주고받으며 지내고 있습니다만, 요즘엔 우체통이 줄어들어 이전보다 편지 부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마음 팩의 손글씨 폰트로 어도비 포토샵(Adobe Photoshop)이나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Adobe Illustrator)에서 가볍게 편지를 만들어보세요.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지만, 왠지 잘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에 주저하는 분도 계실 거예요. 하지만 계속하다 보면 자연스레 솜씨가 붙겠죠. 짤막한 글을 쓰고 폰트를 골라 글자색과 바탕색을 지정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받은 편지의 퀄리티를 따지는 분은 많지 않을 거예요. 그게 제일 중요한 것은 아닐 테니까요.

5. 자막 팩

텍스트, 오디오, 비디오 순으로 발전한 미디어는 각 형식을 조합하여 새로운 서비스, 신선한 경험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을 상징하는 것 중 하나가 자막입니다.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예전처럼 일일이 녹취하지 않고도 손쉽게 텍스트로 변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음성을 텍스트로 실시간 변환하는 보이스 타이핑 서비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덕분에 자막을 제공하는 영상도 늘어났고, 자막의 스타일과 역할도 다양하게 확장하고 있습니다.

자막 팩은 크리에이터나 소규모 스튜디오가 스스로 동영상을 제작·배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팩입니다. 가볍고 빠르게 자막을 넣어 구독자나 시청자와 밀도 있는 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예능 자막은 별도의 자막명이 필요할 만큼 독자적인 표현 영역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영화 자막처럼 말을 글로 옮기는 것뿐 아니라, 제3자의 관점에서 추임새를 넣거나 부족한 설명을 야무지게 채워주는 살림꾼 역할을 합니다. 마치 판소리의 북재비 같기도 하고 만화의 말풍선 같기도 합니다. 자막은 다른 나라에서도 볼 수 있지만, 대형 방송국뿐 아니라 소규모 스튜디오나 크리에이터까지 함께 나서서 글자를 즐기는 흐름은 한국의 독특한 현상으로 보입니다. 바야흐로 우리는 자막 2.0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은 글자를 좋아하는 문화적 요인과 다양한 폰트를 제공하는 산업적 인프라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겠죠. 이제 폰트는 디지털 라이프스타일을 완성하는 일상적인 도구로 자리 잡았습니다.

각 폰트 팩에서는 다양한 글꼴을 조합하고 미리 써볼 수 있습니다. 폰트 팩은 클릭 한 번으로 모든 글꼴이 활성화되어 크리에이티브 작업에 적용됩니다. 프로젝트에 적합한 폰트 팩을 찾아 개인 및 상업적 용도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활용해보세요.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Adobe Creative Cloud) 구독자라면 추가 요금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