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이 아닌 서사를 구매합니다, '내러티브 자본'

때로는 있는 그대로의 것보다 ‘잘 만들어낸’ 것이 경쟁력이 됩니다. 소비자가 매력적인 내러티브(Narrative)를 가진 제품이나 서비스에 끌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죠. 내러티브, 즉 서사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을 말합니다. 같은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더 매력적으로 전달하는지가 내러티브의 핵심입니다. 2022년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 '서사가 곧 자본을 이끈다'는 의미의 '내러티브 자본'이 꼽히기도 했죠.

그렇다면 브랜드는 내러티브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요? 실제로 수많은 브랜드가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서사로 매출을 올리면서 내러티브 전략은 마케터가 꼭 시도해보아야 할 콘텐츠 마케팅 트렌드의 하나로 꼽히고 있는데요. 어도비의 고객 사례를 통해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내러티브의 힘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클래식카 마니아를 위한 ‘폭스바겐’의 감성적 스토리텔링

이 세상에는 자동차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중에는 더 희귀하고, 더 가치 있는 자동차를 원하는 클래식카 마니아들이 있죠. 오래된 것을 향유하는 레트로 열풍으로 온라인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 단종된 차량을 거래하는 클래식카 마니아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에도 변함없이 세련된 디자인과 높은 희소가치는 클래식카를 더 매력적으로 만듭니다. 클래식카를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죠. 하지만 클래식카를 모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차량 자체가 희귀한 만큼, 부품을 구해 수리하기가 어렵거든요. 온라인 카페나 블로그에서는 부품을 수소문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독일의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Volkswagen)은 이러한 클래식카 마니아의 수요에 집중했습니다. 폭스바겐 클래식 파츠(Volkswagen Classic Parts)의 웹 사이트에서는 약 6만 개의 클래식카 부품과 액세서리를 판매하고 있죠. 더는 생산되지 않는 부품의 수요가 높다면, 원본에 버금가는 복제품을 만들어 제공하기도 합니다. 많은 클래식카 마니아들은 이곳에서 원하는 부품을 구매해 차량을 수리합니다.

폭스바겐은 고객들이 폭스바겐 클래식 파츠의 웹 사이트를 더욱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어도비와 협력을 시작했습니다. 어도비 커머스(Adobe Commerce)를 도입해 이커머스 성능을 개선하고, 시스템 전체를 안정화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았죠.

어도비 커머스로 웹 사이트를 마이그레이션한 이후, 새로운 폭스바겐 클래식 파츠 웹 사이트를 방문한 고객은 쉽고 빠른 검색으로 원하는 차량의 정확한 부품을 찾을 수 있게 됐습니다. 섀시(chassis) 번호로 부품을 검색하는 옵션이 일례이죠. 섀시는 차량과 부품을 연결하는 자동차 고유 식별번호(VIN)가 새겨진 자동차의 철골 구조물을 말합니다. 1998년 이후 제작된 폭스바겐 차량이라면 이 섀시 번호를 사용해 새로운 웹 사이트에서 각각의 차량에 필요한 부품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폭스바겐 클래식 파츠 웹 사이트가 클래식카 마니아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비단 사용자 친화적인 이커머스 경험 덕분만은 아닙니다. 개선된 폭스바겐 클래식 파츠 웹 사이트는 클래식카에 관한 감성적인 스토리텔링으로 고객에게 다가갔죠. 폭스바겐은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매니저(Adobe Experience Manager)를 콘텐츠 관리 시스템으로 도입해 온라인 환경에 매거진을 구축했습니다. 웹 사이트에서 만나볼 수 있는 매거진에서는 폭스바겐의 상징과 같은 T4의 역사나 비틀의 부품에 관한 설명 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어도비 솔루션과 함께 폭스바겐 클래식 파츠 웹 사이트를 높은 성능의 이커머스 사이트로 업그레이드했습니다. 이커머스와 내러티브를 결합한 이곳은 희소 부품을 거래하는 단순한 공간에서 벗어나 웹 사이트를 찾는 고객에게 클래식카의 감성과 낭만까지 제공하는 공간으로 거듭났습니다.

제품이나 서비스에 내러티브가 없다고 해서 독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내러티브가 있으면 필히 약이 되죠. 고객에게 더 나은 이커머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그 안에 내러티브를 담으려 노력한 폭스바겐의 사례처럼 말입니다. 어떤 내러티브를 만들어야 할지 고민이라면, 우선 여러분의 브랜드가 가진 고유한 무언가(What)를 먼저 찾아보세요. 그런 다음, 이를 매력적으로 전달할 방법(How)을 궁리해보세요. 잘 만든 내러티브는 언젠가 반드시 브랜드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힘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