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폰트 – Pretendard (프리텐다드)

안녕하세요 매달 폰트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이달의 폰트’입니다.

이달의 폰트는 Pretendard로, 특별히 Pretendard를 제작자이신 길형진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Q. 안녕하세요 형진님, 짧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길형진이라고 합니다. 디자인과 관련된 이런저런 환경을 만들고 개선하는 데 관심이 많고요, 지금은 IT 회사에서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

Q. Pretendard를 제작하게 되신 배경이 궁금합니다.

A. 2019년에 비슷하게 오픈 소스 폰트인 본고딕과 Roboto라는 글꼴을 섞은 커스텀 폰트를 만 든 적이 있었어요. 배포할 수 있는지 알아보니 오픈 소스지만 라이선스가 서로 다른 문제 등 여러가지 사정으로 결국에는 배포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20년 말 쯤에 Inter라는 폰트가 여러 서비스에서 쓰이고 있는 게 보이더라고요. 자세히 알아보니, 제가 바라는 네오그로테스크 모양을 가지고 있었고, 무엇보다 오픈 소스라는 점이 흥 미로웠어요. 그동안 디자인을 하면서, 모바일 기기로 글자를 보는 환경이 주류가 된 요즘 세상 에 폰트도 마찬가지로 모바일 환경에 잘 읽힐 수 있게 변화하는 양상이 보였는데, Inter가 그런 모바일 환경에도 적합한 형태를 띠기도 했고요. 하지만 Inter는 한글이 없어서 커스텀 폰트를 만든 경험을 살려 본고딕을 붙이고, 제가 바라는 형태로 개선해볼까, 하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 다.

제작 스토리는 이런데, 배포까지 보면 사실 저만 쓰기는 너무 아까웠어요. 비슷하게 무료로 사 용 가능한 한글 폰트 중에 OpenType 기능을 다양하게 쓸 수 있는 게 없기도 했고요.

Pretendard의 OpenType 기능에 관한 페이지 (링크)

Q. Pretendard를 지금도 계속 업데이트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체의 발전사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A. 프리텐다드에서는 가독성, 확장성, 범용성 정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데요, 이 세 가지를 고려 해 최초 버전부터 조금씩 개선하며 업데이트를 배포하고 있습니다. 현재 Adobe Fonts에서는 1.201 버전을 사용할 수 있고, GitHub에서 배포 중인 버전은 1.301인데요, 1.3 버전부터는 폰트 메트릭— 텍스트 박스 높이 및 위치가UI디자인 할 때 조금 더 수월하게 쓰일 수 있게 바뀌었습니다. 그 다음 으로는 Pretendard JP 패밀리를 새로 배포했습니다. 본고딕이 CJK 문자를 모두 지원하는 만큼, Pretendard JP를 통해 일본어나 한자 대응을 가능하게 해 Pretendard가 여러 곳에서 더욱 범용적으 로 쓰일 수 있게 했습니다. 한자 모양 변경, 숫자 기호 모양 변경 등 여러 OpenType 기능도 추가되었 고요.

어도비 폰트에는 아직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되진 않았는데요, 프리텐다드 메트릭이 다시 변경될 가 능성이 있어서, 추이를 지켜보고 정리가 되면 어도비 폰트에도 업데이트할 예정입니다.

GitHub에서 1.3버전 업데이트 관련 안내 (링크)

Q. 정말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는 폰트네요! Pretendard의 미래에 대해서 혹시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우선은 확장성을 위해 Google Fonts에서도 프리텐다드를 쓸 수 있게 준비하고 있는데요, Google Fonts에서 안내하는 가이드라인에 프리텐다드 폰트 메트릭 값이 부합하지 않아 이를 개선하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제가 자세히 알아보지 않아서, 가능하면 기 존 프리텐다드 사용자가 기존 환경 그대로 쓸 수 있게 맞춰보려고 해요.

이것 외에도 Adobe 애플리케이션에서 글자 수가 많은 텍스트 박스에서 프리텐다드를 쓸 때 다 른 폰트보다 느려지는 현상이 있어서, 이런 호환성 개선, 그리고 가독성 및 버그 개선으로 더 많 은 사용자가 쾌적한 읽기 환경을 가질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Q. 앞으로의 형진님의 계획에 대해서도 저희가 들어볼 수 있을까요?

A. 독학해 배운 폰트 제작 기술로 만든 프리텐다드가 입소문을 타고 많은 분들이 찾는 폰트가 되 어서, 본업이 폰트 관련 일일 것 같지만 사실 폰트는 제 취미 중 하나예요. 그래도 폰트랑 관련해 이야기해보면, 한글 폰트를 완벽히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출 때 투박하면서 비교적 느린 템포로 읽을 수 있는 본문용 한글 폰트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글자를 읽는 데에도 휴식이 있으면 좋겠 는데, 주제가 비슷한 한글 폰트가 많이 없기도 하고요.

제 인생 계획에 대해서는 조금 막연한 얘기긴 한데요, 세상에 있는 여러 불편함으로부터 쉽고 편 하게 생활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을 찾고 개선해보고 싶습니다. 지금껏 잘하던 주제는 제품 설계 및 디자인, 제작, 브랜딩 쪽이었는데, 어떤 주제든 의미 있는 게 있으면 해보려고 합니다.

Q. 디자인으로 세상을 더 편리하게 바꾸어 나가시려는 계획이시네요! 멋진 계획입니다! 혹시 프리텐다드로 형진님께서 하신 디자인들이 있다면, 공유해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일하고 있는 원티드랩에서 실제로 사용 중인 모습과 작업물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재 원티드 웹서비스에서 한국, 일본, 영어 모두 사용되고 있고요, 사내 디자인 시스템에서도 프리텐다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원티드 일본어 페이지 이미지 (링크)

오늘의 폰트 소개는 여기까지입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형진님께 감사드리며, 아직 프리텐다드를 사용해보지 않으신 분들은 어도비 폰트에서 프리텐다드를 사용해보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