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아티스트에 묻다] 가장 솔직한 ‘나’를 영상에 담다, 정다운 다큐멘터리 감독

화려하진 않지만 가장 ‘솔직’한 나를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기록한다. 그것이 ‘정다운’ 감독님의 다운큐멘터리(DAWNQMENTARY)이 매력이 아닐까? 인위적이고 억지로 짜맞추기보다 자연스럽고 편안한 것을 더 선호하는 MZ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20대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떠오른 ‘정다운’ 감독님은 이제 DQM이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합니다.

핸디캠만의 아날로그 감성으로 때로는 가볍게 때로는 무겁게 다채로운 모습으로 다가오는 그녀의 영상은 미레니얼 세대에게는 지난 날의 향수를, Z세대에게는 낯설지만 어쩐지 자꾸 보고 싶은 매력적인 작품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솔직 담백하게 세상을 있는 그대로 영상에 담고 싶다는 ‘정다운’ 감독님의 작품처럼 그녀의 솔직한 대답을 가감 없이 담았습니다.

출처: 정다운 감독

그 동안 영화, 음악,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을 보여주셨는데요.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셨나요? 최근에는 어떤 작업을 하고 계시는지 알려주세요.

- 프로듀서 혜원과 보컬 민희로 이뤄진 얼트 일렉트로닉(ALT Electronic) 듀오인 ‘해파리’라는 팀의 라이브 영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제사 음악이었던 종묘제례악과 풍류 음악이었던 남창 가곡의 선율과 가사를 재해석해 앰비언트와 테크노를 기반으로 한 사운드 스케이프 속에 배치한 노래를 주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제가 평소 정말 좋아하는 멋진 팀이에요. 촬영은 끝났고, 이제 막 편집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DQM의 다큐멘터리는 주로 인물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작품이 많은데요. 이러한 인물 다큐멘터리 작품 활동을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셨나요?

-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부터예요. 예전부터 ‘인간극장’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좋아하기는 했지만, 다큐멘터리 자르로 작품 활동을 할 계획은 없었어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니, 어머니의 사진은 많았지만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영상 클립은 많이 없었어요. 몇 개 갖고 있지 않은 그 영상들을 보면서 어머니를 많이 그리워했습니다.

그래서 그 뒤로 내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 나의 친구들, 가족들을 한 명씩 평생 기록해 나가자고 마음을 정한 후 한 사람 씩 기록해 나가기 시작했어요. 계속 기록하다 어느 정도 소스가 쌓이기 시작했을 무렵, 정리가 필요한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때 이를테면 ‘편집’을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한 사람 씩 편집 작업을 하기 시작했고, 또 한 편의 결과물로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제 작업을 인물 다큐멘터리라는 범주로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작품을 시작하실 때 컨셉과 스토리라인은 어떤 방식으로 작업하시나요?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는지도 궁금합니다.

- 다큐멘터리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에요. 다큐멘터리를 찍은 지 6년이 되어가는데요. 세상에 너무 멋진 사람들이, 나와너무 다른 사람들이 아직 많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분들이 저에게 가장 큰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SAVEYOURSELF

비디오의 제목: SAVEYOURSELF

저는 화려한 후반 작업보다는 사람의 감정을 담아 보여주는 것을 더 선호합니다. 어떤 인물을 보고 ‘저런 감정을 표현하고 싶을 때는 어떤 장면이 있어야 할까?’라는 생각을 하곤 해요. 또, 일상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사람들의 생각을 물어보기도 하고, 핸디캠으로 그들을 팔로우하며 나와 다른 매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질문을 통해 그 사람의 의식의 흐름대로 스토리를 짜기도 합니다.

출처: 정다운 감독

다큐멘터리나 협업 프로젝트의 촬영과 제작 작업은 어떤 과정으로 이뤄지나요?

- 다큐멘터리 촬영을 할 때는 주로 저 혼자 카메라를 들고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반면, 상업적인 영상을 찍을 때는 촬영감독이나 PD, 조명 감독과 협업해 진행합니다. 저는 제가 좋아하는 촬영 스타일의 스태프와 함께 소박하게 촬영하는 편이에요. 처음엔 잘 맞지 않는 사람과의 만남으로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는데요. 지금은 마음이 꼭 맞는 스태프들로 저의 팀이 꾸려져 있습니다.

대중적으로 큰 호응을 얻은 혁오와의 작업부터 뮤직 비디오, 패션 브랜드 영상 작업까지 아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계신데요. 그 동안 진행했던 프로젝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어떤 것인가요?

-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역시 혁오와의 작업이죠. 혁오의 다큐멘터리는 제 평생을 기한으로 생각하는 기록 작업 중 하나예요. 이제 6년 정도 아카이브를 했네요. 그 사이, 혁오의 기록을 정리하는 기념으로 두 편의 장편 영화 형태로 상영하기도 했어요. 저의 20대를 모두 함께한 혁오와의 작업이 가장 기억에 남고…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요!

TOUR OF DEATH - ENDING

비디오의 제목: TOUR OF DEATH - ENDING

영상 작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 앞서 비슷한 이야기를 한 것 같지만 저는 영상 작업에서 ‘감정 전달’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사랑? 이라고 해야 할까요? 사람은 물론 무생물에게도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작업들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눈에 화려한 작업들은 지양하는 편이에요. 개인적으로 그런 영상 작업들을 보고 감정적으로 많은 것을 느낄 수 없을 때가 많아서 일까요…필요하다면 그런 작업은 다른 전문가에게 맡기고 저 자신은 컷의 호흡이나 흐름, 연결 등을 가장 중요하게 고민할 것 같습니다. ‘컷의 연결’ 그것이 기본 중에 기본이지만 그 만큼 중요한 게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Sunset Rollercoaster - Candlelight feat. OHHYUK (Official Video), 2020

비디오의 제목: Sunset Rollercoaster - Candlelight feat. OHHYUK (Official Video), 2020

그 작업 과정 중,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제품이 어떤 도움을 주나요?

출처: 정다운 감독

- 저는 프리미어 프로를 주로 쓰고 있는데요. 단 한 번도 ‘다른 프로그램도 써 봐야지’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다큐멘터리 한 편을 만드는데 필요한 작업은 프리미어 프로 하나로 거의 모두 다 해결할 수 있거든요. 굳이 다른 프로그램을 거치지 않아도 될 정도죠. 그래서인지 가장 다루기 편하고…이젠 저의 신체 일부와 같은 느낌이에요. 프리미어 프로에는 생각보다 편리한 기능이 많아요. 예를 들어, 클립 길이를 늘리거나 줄이는 트리밍 툴로 원하는 느낌대로 정확하게 편집할 수 있죠. 또 핸디캠이나 스마트폰 등 무엇으로 촬영하든 프리미어 프로에서는 간단하게 끌어다 놓기만 하면 되니 작업하기 정말 편해졌어요.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와 같이 기술과 소셜 미디어어의 발달로 ‘크리에이티브 대중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에 대한 ‘정다운’ 감독님의 관점과 조언이 있다면?

- 요즘 유튜브나 소셜 미디어에 재미있는 영상 콘텐츠가 정말 많아요. 다 보려면 밤을 세워도 모자랄 정도로요. 자신을 기록해 나가는 ‘브이로그’부터 어떤 정보를 전달하는 ‘정보성’ 콘텐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하는 시대인 것 같아요. 어떤 방식이든 각자가 무엇을 기록해 나간다는 것은 다큐멘터리 감독인 저로서 정말 재미있는 일이 아닐까 싶어요. 조언이라 하기엔 저보다 더 훌륭하신 분들이 많기에 ‘우리 함께 계속해서 좋은 것을 기록해 나가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berlin

비디오의 제목: berlin

앞으로 어떤 작업을 해보고 싶으세요?

- 특정 누군가와 함께 작업하겠다는 계획은 없습니다. 하지만 제 주변에 뮤지션들이나 작가, 미술가, 사진가처럼 예술 분야가 아닌…다른 직업군에 있는 분들과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우리가 기억하고 있어야 할 ‘정다운’ 감독님의 다음 행보는?

- 다음 DAWNQMENTARY(DQM)의 인물 다큐 아닐까요? 기대해주세요. 계속해서 찍어나갈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