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아티스트에 묻다] 디지털 캔버스로 한계를 뛰어넘는 일러스트레이터 – 샘바이펜 김세동 작가
미쉐린과 BIC 등 캐릭터를 통해 때론 유머스럽게 때론 진지하게 세상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일러스트레이터가 있습니다. 바로 독보적인 컬러감과 트렌디한 감각으로 지금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샘바이펜 김세동 작가님입니다. 디지털로 이미지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부딪히는 한계를 통해 새로운 영감을 얻는다는 샘바이펜 김세동 작가님. 페인팅에서 디지털 작업, 설치와 그래피티까지 다양한 분야로 작가님의 작품 세계는 지금도 계속 확장하고 있습니다. 디지털과 현실을 넘나드는 작가님의 작품 세계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활동명이 참 독특하네요. ‘SAMBYPEN’은 무슨 뜻인가요?
제가 좋아하는 한 브랜드의 이름 가운데에 ‘By’가 들어갔어요. 거기에서 영감을 받아 제 영어 이름 ‘Sam’과 작업할 때 가장 많이 쓰는 ‘Pen’을 넣어 짓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인스타그램 아이디로만 쓰려고 즉흥적으로 만들었는데 자연스럽게 활동명이 되었네요. (웃음)
개인 전시회부터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까지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계신데요.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2015년도 Drawing Blind라는 작은 공간에서 무작정 시작했던 첫 개인전 <TIRED>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요즘에는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생활이 익숙해져서 그런지 당시 제 모습을 잊고 살고 있지만…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무슨 생각으로 전시를 밀어붙였을까 궁금하기도 하네요. (웃음) 또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이렇게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작가님의 작품에 영향을 미친 뮤즈나 다른 아티스트가 있을까요?
다양한 시대에서 활동한 작가들을 최대한 많이 찾아 공부하려고 하는데요. 그 중에서도 미니멀리즘 아트 작가인 도널드 저드, 엘스워스 켈리, 존 맥크라켄을 좋아합니다. 그들이 제시했던 캔버스를 뛰어넘는 새로운 예술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제가 하고 있는 작업에 대해 더 깊게 고민하고 연구하게 된 계기가 되었거든요.
작품에 대한 영감의 원천은 무엇인가요?
저는 여유가 있으면 나가서 바람도 쐬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영감을 얻고 있어요. 작업실 안에만 있으면 생각이 갇히는 기분이 들거든요. 또 평소 여러가지 작업물을 많이 그리는 편이에요. 개인 소장품이나 특이한 형태의 물건을 보면서 영감을 얻을 때도 종종 있거든요.
과감한 선과 경쾌한 색감의 시선을 사로잡는데요. 작업 중 원칙처럼 지키려고 하시는 게 있나요? 김세동 작가님의 작품 감상 포인트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물론 작업을 위해서 어느 정도 계획과 구상은 필요하겠지만, 제 작품 속 아이디어나 색감에는 사실 즉흥성이 가장 큽니다. 그래서 때론 작품이 저의 예상을 벗어나 나올 때가 있는데요. 오히려 그 때문에 저는 작업이 더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반응과 피드백도 재미있는 것 같아요. 각자가 보고 느끼는 것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겠죠. 그러니 부디 미술 관람이라는 딱딱한 틀에서 벗어나 각자 끌리는 대로 보고 맘껏 상상하고 다양하게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것이 작품에 대한 각자의 감상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페인팅에서 시작해 디지털 작업, 설치와 그래피티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 중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작업 과정 중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가 작가님에게 어떤 도움을 주었나요?
대학생 때 처음 배웠던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Adobe Illustrator)의 펜 툴은 이제 제 작품을 대표하는 작업 기법이 되었는데요. 저에게 일러스트레이터는 상상한 것을 디지털 이미지로 빠르게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깔끔한 라인과 만화적 요소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주는데 도움을 주거든요. 그리고 이것을 실현하는 과정은 저에게 항상 새로운 시도인 것 같아요. 제 작업 과정의 최종 목표를 미리 보여주고 구상하는 역할을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Adobe Creative Cloud)가 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작업 방식으로 작품을 완성하시나요?
스케치 작업 후, 일러스트레이터에서 펜 툴 작업을 합니다. 그리고 CNC로 라인을 자르는 작업을 거칩니다. 처음엔 학교 다닐 때 배웠던 일러스트레이터를 기반으로 해서 레이저 커팅 작업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레이저 커팅 시 나무 가장자리가 까맣게 타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CNC 커팅을 하고 있습니다. 커팅 후에는 표면을 다듬고 스프레이로 페인팅을 합니다. 그 후 그려 놓은 캔버스에 붙여 완성합니다. 학생 때 배웠던 로고나 그래픽 작업을 현실화할 수 있는 남다르고 색다른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이러한 작업을 시도하게 되었어요.
- CNC 가공은 Computerized Numerical Control의 약자로, 메모리에 저장된 도면을 토대로 컴퓨터가 제어하는 가공 방식을 의미합니다. 복잡하거나 반복적인 가공을 상대적으로 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매력적인 디지털 작업을 위해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작가님께서 생각하시기에 그래픽 툴로써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만의 장점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어도비의 모든 프로그램을 다룰 줄 아는 것은 아니지만, 작업실 안팎에서 데스크톱과 아이패드를 오가며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저에게는 어도비 클라우드 연동이 작업 과정을 유연하고 편리하게 만들어주면서 시간을 절약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콘텐츠 유통 방식이 디지털로 크게 변화했는데요. 작가님께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예전에는 라이브 드로잉이나 전시회, 행사 등 저를 외부에 노출하는 시간이 많았는데요. 코로나19 장기화로 작업실에서 작품 활동에 좀 더 집중하거나 작업물을 디벨롭하는 시간이 많아진 것 같네요. 외부 활동이 줄어든 만큼 소셜 미디어와 같은 디지털 채널에서 소개하는 작업 활동들이 많아졌습니다. 디지털 콘텐츠의 새로운 확장에 대한 생각은 꾸준히 해오고 있는데요. 지금의 저로서 제가 하고 있는 작업에 좀 더 집중하고 싶어요. 앞으로 제 작업들이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될지 모르지만, 제 작업 방식처럼 즉흥적으로 끌리는 쪽으로 유연하게 흘러가고 싶어요.
MZ세대는 진지하지만 무겁지 않으면서, 재미있지만 유치하지 않는 독특한 그래픽에 흥미와 친숙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작가님께서는 앞으로 디지털 콘텐츠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MZ세대는 캐릭터처럼 상업적으로 소비되는 이미지에 익숙해져 있어요. 이제 그것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변형시켜서 만든 작품들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가는 것 같아요. 익숙한 것이 낯선 모습으로 다가올 때 우리를 즐겁게 하기도 하고 또 새로운 영감이 되어 주기도 하죠. 새로운 예술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작업하면서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발전하게 될 것 같아요.
우리가 기억하고 있어야 할 샘바이펜 김세동 작가님의 다음 행보는?
당분간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작업을 계속 이어갈 것 같아요. 그러다 또 새로운 것에 도전하겠죠. (웃음) 최근 그래피티 위에 프로젝터를 쏘는 작업을 했어요. 이처럼 다양한 표현 방식을 믹스해서 새롭고 재미있는 결과물을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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