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아티스트에 묻다] NFT 플랫폼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일러스트레이터 - 미스터미상

출처 : 미상 작가님

블록체인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 가시화된 것이 많지 않지만, 한가지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예술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거죠. NFT(Non 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 토큰)를 통해 디지털 파일의 원본을 소유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디지털 아트워크도 물리적 예술 작품과 같이 거래가 가능해졌습니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기업들이 NFT 시장에 뛰어들며 NFT를 통한 작품 거래가 차츰 본격화되어 가는 모습인데요. NFT 거래소 슈퍼레어(Super Rare)에서 작품을 200이더(한화 약 4억 9천만원) 상당에 판매하면서 국내 NFT 작가 1세대로 자신만의 세계를 확장하고 있는 미스터미상 작가님을 어도비가 만나봤습니다.

안녕하세요. 미상 작가님. 최근 어떤 작업을 하고 계시는지 근황과 함께 어도비 블로그 독자분들에게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애니메이터이고, 근래에는 NFT씬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스터미상이라고 합니다. 슈퍼레어에서 ‘Modern Life is Rubbish’ 라는 열두장의 연작을 마쳤고, NFT거래소 니프티게이트웨이(Nifty Gateway)에 ‘Masked Workers’ 라는 작품도 드롭을 완료했습니다. ‘Modern Life is Rubbish’라는 연작은 각성하고 다시 태어난 주인공의 뒤를 쫓으며 가상의 디스토피아를 관찰하게 만든 작품입니다. ‘그림을 그린다’ 가 아닌, ‘세계를 만든다’는 느낌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출처 : 미상 작가님

미스터미상이라는 작가명은 무슨 뜻 인가요?

‘작자 미상’의 미상입니다. 작품 속에 많은 인물들과 캐릭터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저는 사실 장면 전체와 공간, 군중 같은 것에 더 관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 아주 많은 인물과 오브젝트가 등장하는 밀도 높은 이미지 자체에 관심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 면에서 저는 ‘Modern Life is Rubbish’ 시리즈의 주인공은 사실 배경처럼 보이는 수많은 익명의 군중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작가명을 미상이라고 지었습니다. 제가 프로필로 쓰고 있는 이 얼굴도 ‘프랑켄 아재(작중 등장인물)‘가 아니라, 그냥 군중들 속의 한 사람이에요.

https://vimeo.com/536136994

출처 : 미상 작가님

현대인들의 삶을 꿰뚫어보는 듯한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한편의 애니메이션같은 내러티브가 인상적인데요, 작가님께서는 작품을 구상하실 때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는지요? 작품 스타일에 영향을 준 특별한 경험이나 있으신가요?

‘Modern life is rubbish’는 2015년부터 그리던 일러스트레이션 연작입니다. 올해 초 NFT를 접한 후에 ‘이걸 한 번 움직여봐야겠다’ 라고 생각해서 애니메이션으로 리메이크한 것이구요. 영감은 10대 후반~20대 중반까지 봤던 거의 모든 것들이 좋은 양분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장 지로, 엔키 빌랄, 에르제 등의 작가님들도 생각이 납니다.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인 비핸스(Adobe Behance)에 올라와 있는 작가님의 작업을 인상적으로 보았습니다. 작업을 하실 때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Adobe Creative Cloud) 제품들이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2016년 8월부터 말씀하신 비핸스에 작품을 올리기 시작했고, 비핸스 플랫폼이 커리어를 쌓는데 상당히 중요했습니다. 또한, 작업은 거의 대부분의 과정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제품들을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어도비 포토샵(Adobe Photoshop), 어도비 애프터이펙트(Adobe After Effects), 어도비 미디어인코더(Adobe Media Encoder)를 주로 사용했고, 가끔 어도비 애니메이트(Adobe Animate)어도비 캐릭터 애니메이터(Adobe Character Animator)의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https://vimeo.com/560231326

출처: 미상 작가님

비핸스가 커리어를 쌓는데 어떻게 도움이 되었나요?

일단 작업을 모아서 포트폴리오 형식으로 보여주기에 너무 좋은 사이트이고, 사실상 홈페이지처럼 사용했어요. 좋은 작품들을 컬렉션으로 모아서 보기도 편했구요. 세계적으로 이미지 분야에 계시는 분들이 비핸스를 자주 이용하고, 자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느꼈어요. 비핸스에서 주목을 받은 작업을 보고 지속적으로 많은 협업 요청들이 들어왔었거든요.

나에게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는 ______ 이다.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잘 맞고 익숙한 도구’

출처: 미상 작가님

나에게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는 ‘잘 맞고 익숙한 도구’이다 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어도비 크리에이티브가 어떤 점에서 그러하였는지 구체적으로 나누어 주시겠어요?

초창기부터 사용해왔고, ‘구독하니 편하고 좋네. 업데이트가 계속되는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잘 맞고 익숙한 친구들인데, 시간이 흐르면서도 지속적으로 좋은 기능들이 자꾸 업데이트가 되는 느낌입니다.

https://vimeo.com/536135496

출처 : 미상 작가님

NFT 아트 플랫폼에서 작품을 판매하셨는데요, NFT 아트 플랫폼을 기반으로 작품을 판매하신 감회가 새로울 것 같아요. 어떤 경험이셨나요? 향후 아티스트들에게 NFT 플랫폼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작품을 정당한 값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디지털 작가가 꾸준히 자기 작업을 쌓아나가기 좋아졌습니다. 더 많은 작업을 밀도 있게 만들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고 나니, 이전보다 수월하게 세계를 확장시킬 수 있게 됐습니다. 전에 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도들도 해볼 수 있게 됐구요. 다른 작가분들께서도 그렇게 느끼시리라 믿습니다.

얼마전 메타버스 전시에 참여하셨는데요, 메타버스 전시관에서 관람객을 대상으로 전시가 이루어 진다는 점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메타버스 전시를 참여해보신 경험과 소회에 대해 나누어주실 수 있으신가요?

메타버스 크립토복셀즈(cryptovoxels, 가상 갤러리)의 경우, ‘Modern Life is Rubbish’ 컨셉으로 전시를 하다가 이번에 글로벌 NFT 거래 플랫폼인 니프티게이트웨이(Niftygateway) 출품을 위해 공간을 싹 바꿨어요. 버튼 하나만 누르면 바로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도 있구요. 각종 이벤트를 만들거나 사람을 모으기도 편해요. (얼마전 많은 분들이 방문해 주셨습니다) 이런 점이 현실 전시와 약간 다른 부분인 것 같아요.

출처 :미상 작가님, 크립토복셀즈_가상 갤러리

크립토 아트시장이 앞으로 예술가들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예상되며, 새로운 디지털 패러다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아티스트들이 어떤 식으로 디지털 시대에 대비하면 될지 조언 해주신다면?

정보를 빨리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몸을 빨리 움직이면서, 동시에 중심은 잘 유지해야 하지 않을까요? 유행하는 특정 스타일에 매몰되지 않으면서 자기의 색을 보여주시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적고 보니 쉽진 않게 느껴지네요.

NFT가 이런 흐름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보시나요? 직접 NFT로 작품을 판매해보신 경험자로서 NFT가 크리에이티브 작업의 대중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NFT로 작품을 판매하고 가장 처음 느꼈던건 ‘신기함’ 이었어요. 제가 만들어오던 디지털 작품이 ‘작품’으로 인정을 받는다는 느낌이 좋았고, 새로웠어요. 지금은 NFT 작품이 판매됐기 때문에, 혹은 계속 판매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애니메이션으로 업그레이드해서 작업하고 보여드릴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작가님의 행보가 기대되는데요, 가장 가까운 미래에 어떤 계획이 있으신지요?

아직 자세히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다음 연작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지금보다 접근 가능한 가격대의 작품들이 몇개 만들 예정입니다. ‘Modern Life is Rubbish ‘시리즈 마지막 작품인 ‘#12. Mr Misang & Crypto World’ 에 숨은 이야기들을 만드는 중이에요.

*해당 이야기중 하나인 '크레바스'는 클립드롭스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어떤 아티스트가 되고 싶고, 또 어떤 아티스트로 기억되고 싶으세요?

꾸준하게 커다란 세계를 만들어 나간 사람. 그거면 충분합니다.